[20세기 시간여행 (하)] 금융질서 변화 .. 71년 '닉슨쇼크'

71년 "닉슨 쇼크"는 20세기 국제금융질서에 큰 획을 그은 대사건이었다. 금태환제와 브레튼우즈체제로 명맥을 유지해온 고정환율제를 붕괴시키고 변동환율제가 잉태하는 전환점이었다. 닉슨 행정부의 태환중지 선언은 국제금융체제가 안고있던 문제점이 폭발하면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당시 미국은 무역수지는 흑자였으나 경제 군사원조와 자본수출이 무역흑자를초과, 국제수지는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달러가 국제사회의 기축통화였기 때문에 미국정부는 마음대로 달러화를 찍어내 적자를 메웠다. 특히 미국은 베트남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달러를 무더기로 찍었다. 그러자 미국은 통화증발에 따른 높은 인플레에 시달렸다. 미국의 국제수지적자와 자본도피로 해외에서는 달러화가 넘쳐 흘렀다. 당연히 국제사회에서 미국정부의 태환능력은 의심을 받았다. 이때문에 각국 정부는 외환보유고로 쌓아두었던 달러화를 미국정부에 가져가금으로 바꿔갔다. 미국정부는 막대한 금 유출이 계속되자 71년8월 금태환을 중지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브레튼우즈체제가 파국을 맞게 된 것은 브레튼우즈체제의 태생적인 약점탓이었다. 고정환율제에서는 물가가 불안해져도 화폐가치를 조정할 여지가 없다. 물가변동을 환율에 반영하지 못하다보니 자연히 달러유출을 자극하는 빌미가됐다. 또 기축통화인 달러의 안정성을 보장할 방법이 없었다. 경제상황에 맞춰 달러와 금의 교환비율이 조정돼야 하나 그렇지 못했다. 미국정부의 금보유량은 한정돼 있는데 반해 달러유통량은 계속 늘어나니 달러.금태환제를 모태로 한 브레튼우즈체제가 존속되기는 불가능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