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격 표시제 겉돈다 .. 소비자보호원 조사

지난 9월부터 도입된 "판매가격 표시제(오픈 프라이스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10월 19일부터 10월 30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 유통업체 87개 점포를 방문, 판매가격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30개 점포(34.5%)에서 가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런 경향은 전문점과 일반 슈퍼마켓이 특히 심해 이들 점포 가운데 절반 가량은 오픈 프라이스제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또 오픈프라이스제는 단순히 판매가격만 표시토록 돼있는데도 이를 어기고 할인 기간없이 "할인가격"이나 "특별가" 등의 명칭을 사용한 업체도 가격표시점포(57곳)의 54.4%(31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량별.제조업체별 판매가격 비교를 위해 단위 환산가격을 써붙여야 하는 "단위가격 표시제"도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은 수도권 주요 백화점 및 할인점 16개 업체의 단위가격 표시제 준수여부를 조사한 결과 백화점은 95.6%가 단위가격을 표시한 반면 할인점은 준수율이 80%에 그쳤다고 밝혔다. 특히 할인점인 까르푸 면목점과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조사대상 상품의 30%와 20%에만 각각 단위가격을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단위가격 표시제를 반드시 지키도록 돼 있다. 이밖에 산자부가 고시한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라 식용유 간장 등은 부피단위로 표시토록 돼있으나 상당수 제품이 무게단위로 표시돼 있어 소비자들을 혼란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장과 참기름 98개를 조사한 결과 14개(14.2%)가 부피 대신 무게단위를 쓰고 있었다. 표시가 지나치게 작아 식별이 곤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소보원 관계자는 "가격표시 크기를 일정 거리에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바꾸고 단위가격 표시대상도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준하는 영업을 하는모든 업체로 확대할 것을 산자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