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아리랑 1호

"카운트다운이 5초로 줄어들었다. 근육이 긴장됐다. 갑작스레 땅이 태양처럼환하게 밝아지면서 으르렁거리는 진동소리가 몰려와 내 가슴을 떨게만들었다. 로켓이 불꽃과 연기를 내뿜으며 굉음과 함께 칫솟아 숨이 막힐지경이었다. 그야말로 멋진 발사였다" 89년 11월18일 새벽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통신위성 코비(COBE)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조지 스무트는 우주의 역사에 당시의 감격을 이렇게 적어 놓았다. 어제 오후 4시12분(현지시각 20일 밤11시12분) 코비위성을 쏘아올렸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는 한국 최초의 실용위성 "아리랑1호"가 밤하늘을 가르며 치솟았다. 우리가 발사한 7번째 위성이다. "아리랑1호"는 높이 2.35m, 너비 1.34m, 길이 6.9m, 무게 4백70kg의 중형위성이다. 개발에는 5년의 기간과 2천2백4억원이 투입됐다. 한국과학기술원이 92년 93년과 금년5월에 발사한 "우리별"1,2,3호는 소형 실험위성이고 한국통신이 95년 96년과 금8월에 쏘아올린 "무궁화" 1,2,3호는 1t급이상의 대형 통신위성이다. "아리랑 1호"는 중형이긴 하지만 고도 6백85km 상공에서 지구를 하루에 14바퀴나 돌면서 두 세번 자료를 전송하게 된다. 전자공학카메라가 장착돼 지상의 가로 세로 6.6m의 물체까지 판별해낼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입체사진.지도제작은 물론 해양오염탐사 기후관측 등 여러가지 실용적 용도로 쓰인다. 그래서 실용위성이라고 부른다. 한국은 이제 7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세계 22위의 인공위성 보유국이다. 92년 "우리별"1호때의 거의 백지상태였던 기술도 그동안 미위성제작사의 기술을 이전 받아 실용위성의 경우는 80%정도의 기술수준을 확보했다는 소식이다. 2003년 발사예정인 "아리랑 3호"는 순국내기술로 개발하겠다는 의욕도 과욕만은 아닌것 같다. 하지만 로켓개발에는 아직 약한것이 우리다. 스스로 개발한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9개국에 지나지않는다.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쏘아올릴 수 있는 날은 언제 일까. 아무튼 ''아리랑 1호'' 발사성공소식은 흐뭇하기만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