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대학생 마당) 불우학우돕기 '알뜰시장'확대돼야

며칠전 고향인 경북 상주에 갔었다. 역에서 내려 그리 멀지않은, 어머니가 근무하시는 초등학교를 찾아갔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가보니 불우학우를 돕기 위한 "알뜰시장"이 벌어지고 있었다. "골라, 골라 1백원-"이라고 외치는 어머니는 딸이 온 것도 모르셨다. 문구 신발 완구 가방 의류 등 다양한 품목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6학년생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동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평소 "근검 절약하는 생활만이 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하셨던어머니 말씀이 피부로 느껴졌다. IMF를 지나며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비율이 20대80으로 심화됐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이같은 알뜰시장이 보다 확산돼야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어머니는 항상 유명 브랜드옷을 사달라는 나와 동생에게 "길거리 좌판에서 산 옷이라도 당당하게 입을 줄 아는 내실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그렇게 마련한 알뜰시장 수익금이 자그마치 63만원이나 되었단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이즈음 한 초등학교에서의 "알뜰시장" 모습은 한 잔의 시원한 생수같이 혼탁한 도시에서 찌든 내 마음을 맑게 씻어주었다. 너무 상쾌한 날이었다. 김선영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