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일본 달구는 벤처주 열풍'

일본에서도 벤처기업주식투자 붐이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벤처기업주식시장인 "마더스"에 첫 상장된 인터넷종합연구소와 리킷오디오재팬 주식의 인기가 천정부지다. 첫날인 23일 인터넷종합연구소의 "사자"주문은 4천9백26주에 이르렀다. 그러나 "팔자"주문은 14주에 머물렀다. 리킷오디오재팬도 사자주문 2천4백53주에 팔자주문은 1백40주에 불과했다. 두 회사의 상장 공모주식수는 각 1천주. 첫날 인터넷종합연구소와 리킷오디오의 매수호가는 2천70만엔과 6백만엔으로단숨에 상한가에 이르렀다. 공모가 1천1백70만엔(인터넷종합연구소)과 3백만엔(리킷오디오)을 훨씬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사자주문이 몰려들면서 결국 거래가 성립되지 못했다. 도쿄증시는 벤처주식의 인기과열에 대비, 응급책을 서둘러 내놓았다. 직상장 종목의 시초가가 결정될 때까지는 가격제한폭을 철폐키로 했다. 다만 마더스 두 종목에 대해서는 시스템상의 문제로 인해 휴일(23일) 이후 열리는 24일시장에서도 매수호가의 상한을 설정키로 했다. 인터넷연구소와 리킷오디오의 상한은 각각 2천9백70만엔 9백99만엔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주식유통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정도로는 거래가 성립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두 회사가 시장에 내놓은 주식수는 마더스의 최저기준인 각 1천주에 불과하다. 22일 최종매수호가로 싯가총액을 계산하면 인터넷연구소는 2천7백34억엔,리킷오디오가 7백80억엔. 99년6월기 매출은 인터넷연구소가 7억2천5백만엔. 리킷오디오는 매출 5천2백만엔에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의 실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규공개주식의 적정가격을 측정하기는 어렵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관련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적자나 채무초과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성장가능성이 중요한 평가잣대가 될수도 있다. 문제는 벤처기업주식이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뭉칫돈을 끌어다 인터넷관련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벤처주가의 폭등이 일본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일부에서는 마더스가 폭력단 등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폭력단이 관련기업을 상장, 주가를 올린 다음 보유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버블" 현상은 일본에서도 급속도로 번질 조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