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물수송기 '추락사고'] '사고원인 분석'

대한항공 화물기의 정확한 사고원인은 화물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밀분석해야 밝혀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몇가지 정황을 들어 사고원인을 추론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으로 폭발에 의한 추락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화물기가 이륙 2분여만에 폭발음과 함께 추락했다는 현지보도에 근거를 두고 있다. 테러가 아닌 폭발일 경우 엔진이나 연료탱크의 결함에 의한 폭발일 가능성이 90%이상이다. 지난 96년 미국에서 발생한 TWA기 폭발사고가 그 사례다. 당시 뉴욕을 출발,파리로 향하던 미국 TWA기는 연료탱크 라인에서 불이나 공중에서 폭발했었다. 전문가들은 사고기 잔해의 위치도 폭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폭발사고의 경우 사고기의 파편이 광범위하게 흩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사고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폭발일 경우 화물의 이상이나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새와 충돌)도 원인일 수 있다. 사고 화물기엔 상당한 양의 인화성 특수화물이 실려있었다는 게 대한항공의설명이다. 페인트(94kg) 벤젠(16kg) 화공물질(89kg) 등 특수화물이 1백99kg나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인화성 화물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배제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버드스트라이크 사고는 항공기 사고중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다. 새가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 엔진내부의 압축기 날개깃 등과 부딪치면서 엔진이 폭발하는 경우다. 물론 조종사의 과실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사고기 기장이 약 40시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였던 점을 들어 조종사 과실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돌발적 기후변동도 사고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날씨는 비교적 양호했다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또 대한항공 화물기가 이륙하기 1시간전에 아시아나 화물기는 정상적으로 이륙했다. 약간 흐렸고 남풍이 불긴했지만 이륙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이륙하자마자 폭발음과 함게 추락한 경우라면 테러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