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LOOK 2000] (1) 국내경제 전망 : '외국인 시각'
입력
수정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9%에 달하는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시티은행,12월14일) "한국은 금융개혁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내년 성장률이 4%로 둔화되고 그 후 몇년간 1~2% 더 하락할 수 있다"(파이낸셜 타임스, 11월18일) 내년 한국 경제를 보는 해외의 시각은 이처럼 "우려 섞인 낙관"으로 요약된다. 시티은행은 최근 발표한 "누가 9% 성장률을 두려워하는가"란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 삭스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대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의 이면엔 가시들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 "한국 경제가 기대 이상으로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부문을 들여다보면 환호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우 워크아웃과 투신사 부실문제 등 금융위기를 다시 몰고올 수 있는 지뢰가 한국 경제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진단이다. 이 지뢰가 폭발할 경우 한국 경제가 남미 국가들처럼 급반등한뒤 추락하는"롤러코스터(roller-coaster) 경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게 해외 언론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지난 16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한국의 추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금융시스템과 기업 부문의 구조적취약성이 어느 정도 개선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곧이어 스탠더드&푸어스(S&P)는 한국 금융 구조조정에 필요한 총 비용이 정부 예상치의 2배에 달하는 1백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 한국 경제에 내재된 불확실성을 반증했다. 경제 수면 위에 드러난 불건전 여신규모는 올들어 줄고 있으나 잠재 부실여신 규모는 여전히 크다는게 S&P측의 지적이다. JP모건은 "한국경제에 기술적 반등의 효과가 사라지는 내년에는 성장속도가 감소될 것"이라며 4월 총선에 즈음해 여당은 성장정책을 펼 것으로보이며 노조의 목소리도 커져 생산활동과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전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