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미식산책) 서울서 맛보는 꼼장어의 맛 '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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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꼼장어를 서울서 맛보기는 쉽지 않다. 심해(봄 4백50m, 겨울 8백m)에 서식하는 꼼장어는 온도에 예민하여 바다 밖에선 금세 죽는다. 때문에 시내 포장마차에서 파는 꼼장어는 대부분 냉동된 것이다.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바다촌은 "꼼장어살리기"에 성공, 싱싱한 꼼장어요리를 내놓는다. 산 꼼장어는 냉동어와 달리 비린내가 나지 않고 훨씬 부드럽다. 주인 최광철씨는 "꼼장어를 한달 이상 살릴 수 있는 수족관을 개발했다"고말했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직송해 온 꼼장어가 식탁에 오를 때까지 싱싱함을 잃지 않는다. 꼼장어는 예로부터 숙취제거와 허약체질 보강에 효험있는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돌판구이와 양념구이는 꼼장어요리의 진수를 보여 준다. 꼼장어껍질을 벗겨 돌판 위에 얹어 내오면 꿈틀대는 모습이 "그로테스크"하다. 그러나 불을 지피면 용틀임은 서서히 가라앉고 마침내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를 뿜어낸다. 육질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소스를 뿌려 구운 맛은 매콤하면서 담백하다. 양념구이요리는 양파소스와 마늘 깻잎 미나리 청양고추 생강 등 10여가지 야채로 만든 양념을 곁들여 꼼장어를 구운 것이다. 양념으로 인해 얕은 맛이 더하다. 돌판과 양념구이는 1인분에 각 1만원. 꼼장어요리를 다 먹고 나면 밥을 볶아 준다. 별미다. 지하철 5호선 명일동역 2번출구 앞 먹자골목에 있다. (02)3427-3763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