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의 21C 진단] (1) '다원주의 특징'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것과 금지되는 것의 구분을 넘어 어떤 삶의 방식이든존중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1996년 말부터 일본에서 시작된 젊은 화가들의 "홈리스(homeless) 문화운동"은 문화적 다원주의의 특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적 다원주의가 두 가지 문화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기존의 문화영역에서 주류나 전통으로 대접받던 것이 없어지는 대신내용.형식상의 다양화, 전문화, 세분화가 가속화하는 현상이다. 뉴욕타임스는 21세기를 전망하는 글에서 "문화 잡종교배"(Hybrid) 현상에 주목해 "다양한 장르간 결합으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하나는 홈리스문화운동처럼 사회의 주변부에서 몇몇 사람에 의해 문화운동형식으로 생산.소비되던 소수문화가 대중적인 관심을 끌면서 문화의중심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그간 지배적인 문화에 억눌려 왔던 여성 동성애자 소수민족의 목소리가 커지고 새로운 대안문화가 모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케가미 요시히코 월간 "현대사상" 편집장은 "문화다원주의는 1990년을 전후해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동구권 와해 등 세계적 사건 등으로 기존의 사회가치체계를 의심하면서 이에 대한 반성 작업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문화비평가 손동수씨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하드웨어의 발달로 인해 개인과 소집단이 큰 어려움 없이 문화생산을 할 수있게 된 상황, 자신의 관심과 만족만이 삶의 최고가치인 젊은 세대의 등장 등이 가세해 문화 다원주의는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