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빅뱅] 핵융합 : '인공 태양' 인류 에너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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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H) 두 원자와 산소(O) 한 원자로 이루어진 물 한 동이를 사용하면
몇 주일 동안 시카고 전역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영화 "체인 리액션( Chain Reaction )"에 나오는 대사 가운데 하나다. 21세기 과학기술은 이처럼 아무리 써도 고갈되지 않고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무궁무진한 에너지 자원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꿈의 에너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이 바로 그것이다.
핵융합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작은 수소원자가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의 플라스마 상태에서 더 큰 원자인 헬륨이 되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인류가 핵융합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존 연료가 고갈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석유는 대략 45.9년 동안 사용하면 바닥나게 된다.
석탄은 2백17년, 천연가스는 65년분의 사용량밖에 남지 않았다. 지하에 묻혀 있는 부존량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인류는 이들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주로 태양열이나
풍력, 동식물에서 나오는 바이오 에너지 등을 연구해왔다.
이와 관련된 기술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체 에너지는 대부분 밀도가 낮고 간헐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실용화하는 데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핵융합의 장점은 원료가 엄청나게 많은 데다 대량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핵융합에 사용되는 중수소나 삼중수소는 바닷물 속에 무궁무진하게
들어있다.
또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이용한 연료 1g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8t을 태울 때와 맞먹는다.
핵융합기술이 상용화되면 5백 의 바닷물에 든 10g의 중수소와 30g의
리튬으로 생성시킨 15g의 삼중수소만 갖고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또 방사성원소의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에 비해
방사선이 10만분의 1 정도만 방출될 정도로 안전한 편이다.
뿐만 아니다.
수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화석에너지처럼 이산화탄소도 배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핵융합 에너지는 인류의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최고의 대체에너지로
꼽힌다.
특히 연료비 비율이 낮고 발전원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동서 냉전 초기였던 1950년대 초에 수소폭탄 개발과정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가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1951년 프린스턴대를 중심으로, 옛 소련에서는 사하로프박사
주도로 진행됐다.
최근 들어 핵융합 에너지 개발은 선진국의 동과제로 연구되고 있다.
막대한 연구비가 필요해 한두 나라로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 옛소련 등은 1960년대부터 공동연구를 시작,
1980년대 후반부터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공동연구 성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프린스턴대의 토카막 실험장치다.
프린스턴대는 지난 99년 4월 핵융합 에너지 연구를 위한 신형 핵융합실험장
치인 "구형 토카막실험장치(NSTX)"를 개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프린스턴대 플라스마물리학연구소(PPL)가 새로 건설한 NSTX는 기존 장치에
비해 건설비용을 크게 줄이면서도 기능을 강화해 핵융합연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 플라스마 과학과 핵융합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다.
국가적 차원에서 핵융합 연구는 1995년 "국가 핵융합 연구개발 기본계획"이
짜여지면서 출범했다.
이 기본계획이 시작되기 전 국내 핵융합 연구는 기초과학지원연구소의
한빛장치, 원자력연구소의 KT-1, 한국과학기술원의 KAIST토카막 등으로
개별적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은 기초과학지원연구소가 총괄기관으로 선정돼 "핵융합연구개발
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02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를 개발, 2010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연구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선진국이 공동진행하는 ITER계획에 참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핵융합 에너지 기술의 진보가 현대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속도보다 빨라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0년대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린스턴대 플라스마 물리연구소장인 로널드 데이비슨 박사는 "당초 목표
대로 2026년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돼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용어설명 ]
토카막
핵융합은 수소 헬륨 등 가벼운 원소가 충돌해 무거운 원소로 바뀌는 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은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다.
태양 중심의 온도는 섭씨 1천만~1천5백만도에 이른다.
여기서 수소가 융합,헬륨으로 변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낸다.
이 반응을 지구상에서 인위적으로 일으키기 위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섭씨 1억도의 온도로 가열하면 제4의 물질형태인
플라스마로 변한다.
플라스마 상태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에 들어있는 전자는 원자핵과 분리돼
나온다.
분리된 원자핵은 또 원자핵끼리 융합해 대량의 에너지를 발생한다.
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핵융합로다.
그러나 중수소의 온도를 섭씨 1억도로 올리는 과정이 지구상에서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그 안에 가둬놓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같은 방식의 실험장치를 토카막이라 부른다.
------------------------------------------------------------------------ 2006 : CFC 대체물질 개발
2011 : 유기에너지원 등장
2016 : 온실가스 저배출 화석연료
2017 : 연료전지 개발
2020 : 핵분열 발전 수소에너지 상용화
2026 : 핵융합발전 상용화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
몇 주일 동안 시카고 전역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영화 "체인 리액션( Chain Reaction )"에 나오는 대사 가운데 하나다. 21세기 과학기술은 이처럼 아무리 써도 고갈되지 않고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무궁무진한 에너지 자원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꿈의 에너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이 바로 그것이다.
핵융합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작은 수소원자가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의 플라스마 상태에서 더 큰 원자인 헬륨이 되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인류가 핵융합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존 연료가 고갈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석유는 대략 45.9년 동안 사용하면 바닥나게 된다.
석탄은 2백17년, 천연가스는 65년분의 사용량밖에 남지 않았다. 지하에 묻혀 있는 부존량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인류는 이들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주로 태양열이나
풍력, 동식물에서 나오는 바이오 에너지 등을 연구해왔다.
이와 관련된 기술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체 에너지는 대부분 밀도가 낮고 간헐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실용화하는 데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핵융합의 장점은 원료가 엄청나게 많은 데다 대량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핵융합에 사용되는 중수소나 삼중수소는 바닷물 속에 무궁무진하게
들어있다.
또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이용한 연료 1g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8t을 태울 때와 맞먹는다.
핵융합기술이 상용화되면 5백 의 바닷물에 든 10g의 중수소와 30g의
리튬으로 생성시킨 15g의 삼중수소만 갖고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또 방사성원소의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에 비해
방사선이 10만분의 1 정도만 방출될 정도로 안전한 편이다.
뿐만 아니다.
수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화석에너지처럼 이산화탄소도 배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핵융합 에너지는 인류의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최고의 대체에너지로
꼽힌다.
특히 연료비 비율이 낮고 발전원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동서 냉전 초기였던 1950년대 초에 수소폭탄 개발과정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가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1951년 프린스턴대를 중심으로, 옛 소련에서는 사하로프박사
주도로 진행됐다.
최근 들어 핵융합 에너지 개발은 선진국의 동과제로 연구되고 있다.
막대한 연구비가 필요해 한두 나라로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유럽 옛소련 등은 1960년대부터 공동연구를 시작,
1980년대 후반부터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공동연구 성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프린스턴대의 토카막 실험장치다.
프린스턴대는 지난 99년 4월 핵융합 에너지 연구를 위한 신형 핵융합실험장
치인 "구형 토카막실험장치(NSTX)"를 개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프린스턴대 플라스마물리학연구소(PPL)가 새로 건설한 NSTX는 기존 장치에
비해 건설비용을 크게 줄이면서도 기능을 강화해 핵융합연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 플라스마 과학과 핵융합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다.
국가적 차원에서 핵융합 연구는 1995년 "국가 핵융합 연구개발 기본계획"이
짜여지면서 출범했다.
이 기본계획이 시작되기 전 국내 핵융합 연구는 기초과학지원연구소의
한빛장치, 원자력연구소의 KT-1, 한국과학기술원의 KAIST토카막 등으로
개별적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은 기초과학지원연구소가 총괄기관으로 선정돼 "핵융합연구개발
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02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를 개발, 2010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연구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선진국이 공동진행하는 ITER계획에 참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핵융합 에너지 기술의 진보가 현대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속도보다 빨라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0년대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린스턴대 플라스마 물리연구소장인 로널드 데이비슨 박사는 "당초 목표
대로 2026년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돼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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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토카막
핵융합은 수소 헬륨 등 가벼운 원소가 충돌해 무거운 원소로 바뀌는 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은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다.
태양 중심의 온도는 섭씨 1천만~1천5백만도에 이른다.
여기서 수소가 융합,헬륨으로 변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낸다.
이 반응을 지구상에서 인위적으로 일으키기 위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섭씨 1억도의 온도로 가열하면 제4의 물질형태인
플라스마로 변한다.
플라스마 상태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에 들어있는 전자는 원자핵과 분리돼
나온다.
분리된 원자핵은 또 원자핵끼리 융합해 대량의 에너지를 발생한다.
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핵융합로다.
그러나 중수소의 온도를 섭씨 1억도로 올리는 과정이 지구상에서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그 안에 가둬놓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같은 방식의 실험장치를 토카막이라 부른다.
------------------------------------------------------------------------ 2006 : CFC 대체물질 개발
2011 : 유기에너지원 등장
2016 : 온실가스 저배출 화석연료
2017 : 연료전지 개발
2020 : 핵분열 발전 수소에너지 상용화
2026 : 핵융합발전 상용화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