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Y2K 과잉대응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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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을 맞는 지구촌을 온통 불안에 떨게 했던 Y2K(컴퓨터 2000년 연도
인식 오류)문제가 다행히 별 탈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
일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컴퓨터가 말썽을 빚었지만 거의 지엽말단의
문제들이었다. 이 시점에서 한번 되짚어볼 것은 Y2K문제가 과연 인류의 대재앙으로 불릴
만한 일이었을까 하는 점이다.
결과만을 놓고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Y2K문제 해결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투입된 경비는 1조달러 이상의 천문학
적인 숫자로 추산되고 있다. 20세기말 최대의 비즈니스라고 할만 하다.
또 Y2K문제의 최대 수혜자가 미국업체들이 주도하는 컴퓨터 장비제조업체들
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특히 IBM은 두자릿수의 연도만을 인식하는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Y2K문제에 관한 원초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일로 엄청난 이득을 올렸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Y2K문제의 잠재적인 폭발력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물이 안 나오고 전기와 가스가 끊겨 한겨울에 벌벌 떨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재앙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Y2K 불안감이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다.
오는 2월29일 윤달 등에 대한 컴퓨터의 날짜인식 오류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최대 위험국이라던 러시아는 미국정부가 연말연시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까지 했던 나라인데도 문제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이 나라가 Y2K문제 해결에 쓴 비용은 1천1백억달러를 투입했다는 미국의
1%쯤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엄청난 해결비용을 투입했지만 지난해말까지도 "고위험.고대비국"이
라는 애매한 그룹으로 분류돼 꼭 무슨 일이 생길 것처럼 해외에 비쳐졌다.
이로 인해 돈은 돈대로 들이면서도 막연한 불안감이 새해초까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미국 언론에서조차 Y2K문제가 실상보다 부풀려졌고 자국 정부와 기업들이
과잉대응하고 있다고 줄곧 지적해왔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Y2K문제의 시작과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어쨌든 고비는 넘겼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일치단결해 대비했던 게 큰 힘이 됐다.
이제는 Y2K가 남긴 것은 무엇인지, 과잉대응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
인식 오류)문제가 다행히 별 탈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
일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컴퓨터가 말썽을 빚었지만 거의 지엽말단의
문제들이었다. 이 시점에서 한번 되짚어볼 것은 Y2K문제가 과연 인류의 대재앙으로 불릴
만한 일이었을까 하는 점이다.
결과만을 놓고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Y2K문제 해결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투입된 경비는 1조달러 이상의 천문학
적인 숫자로 추산되고 있다. 20세기말 최대의 비즈니스라고 할만 하다.
또 Y2K문제의 최대 수혜자가 미국업체들이 주도하는 컴퓨터 장비제조업체들
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특히 IBM은 두자릿수의 연도만을 인식하는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Y2K문제에 관한 원초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일로 엄청난 이득을 올렸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Y2K문제의 잠재적인 폭발력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물이 안 나오고 전기와 가스가 끊겨 한겨울에 벌벌 떨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재앙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Y2K 불안감이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다.
오는 2월29일 윤달 등에 대한 컴퓨터의 날짜인식 오류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최대 위험국이라던 러시아는 미국정부가 연말연시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까지 했던 나라인데도 문제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이 나라가 Y2K문제 해결에 쓴 비용은 1천1백억달러를 투입했다는 미국의
1%쯤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엄청난 해결비용을 투입했지만 지난해말까지도 "고위험.고대비국"이
라는 애매한 그룹으로 분류돼 꼭 무슨 일이 생길 것처럼 해외에 비쳐졌다.
이로 인해 돈은 돈대로 들이면서도 막연한 불안감이 새해초까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미국 언론에서조차 Y2K문제가 실상보다 부풀려졌고 자국 정부와 기업들이
과잉대응하고 있다고 줄곧 지적해왔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Y2K문제의 시작과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어쨌든 고비는 넘겼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일치단결해 대비했던 게 큰 힘이 됐다.
이제는 Y2K가 남긴 것은 무엇인지, 과잉대응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