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1부 : (3) (인터뷰) 이계복 KASE회장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파트너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성공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KASE(Korean-American Society of Entrepreneurs)
를 만든 것도 한인벤처자본가들이 이곳을 통해 서로의 파트너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입니다"

한국인 벤처기업가 모임인 KASE 회장을 맡고 있는 이계복 사장은
실리콘밸리에서는 인적 네트워킹이 중요하고 강조한다. 아무리 사업 아이디어가 좋아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덥석 수백만달러를
투자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같은 사업이라도 창업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벤처투자자들은 투자대상 기업을 평가할 때 창업자의 면면에 큰 비중을
둡니다"

이 사장은 "투자자와 창업자가 서로 모르는 관계일 경우 투자유치는 99.9%
실패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아무 경력이 없으면 자금을 받기 어렵습니다. 투자자의 입장
에서는 창업자가 낸 사업계획서가 처음인지 아닌지도 중요합니다. 경험없는
사람이 창업으로 크게 성공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이 사장은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할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2~3년은 대기업에 들어가 경력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인터넷업체인 킬러비즈(killerbiz.com)를 운영하고 있는 이 사장도 처음
에는 이곳의 인적 네트워킹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한인 벤처자본가 모임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미 인도 대만 유대인인 비슷한 모임을 만들어 서로 협력하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1997년 10월 비영리 단체로 등록된 KASE는 현재 1천여명의 회원을 가진
중견단체로 성장했다. 회원 대부분은 한국 출신의 사업가 엔지니어링 마케팅종사자 벤처투자자
변호사 회계사 등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통신의 최신 흐름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사업
현안을 토론하기도 한다.

"사업을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비전, 창조적인 마인드, 우수한 인적자원,
풍부한 벤처자본이 필요합니다. 또 이 요소들이 "선순환"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갖춘 곳이 실리콘밸리입니다. 한국사람들도
이곳에서 네트워킹만 갖춰지면 미국인들보다 창업능력에서 뒤떨어질 이유가
없죠"

이 사장은 "최근들어 실리콘이미지 디지털임팩트 마이사이몬 등 한국 출신
창업자들이 세운 회사가 이곳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의 벤처
자본들도 중국 인도 일본처럼 한국에 대해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