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토피아] 의약품 발전 : '황금알 신약' 세계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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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가 끊임없는 기업인수합병(M&A)을 거쳐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약개발능력을 보강해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독일의 훽스트마리온룻셀과 프랑스 롱프랑로라가 합병해
아벤티스라는 거대한 제약회사가 출범했다.
훽스트마리온룻셀만해도 거대 농약화학회사이자 제약회사인 독일 훽스트,
미국의 거대화학회사인 마리온머렐다우, 프랑스의 제약사인 룻셀이 합병해
이뤄진 회사였다. 롱프랑로라도 프랑스의 롱프랑과 로라라는 두 회사가 합친 회사이다.
지난 연말에는 미국의 식품및 의약품 제조업체인 몬산토와 스웨덴계의
파마시아업존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마시아업존만 해도 스웨덴의 파마시아와 미국의 업존이 합병한 회사로
새출발한지 3년이 채 안된다. 이같은 합병바람은 지난 1995년이후 본격화돼 대기업만 10여건이 넘는다.
중견기업은 전세계에서 수백건의 합병이 이뤄졌다.
물론 기업문화가 다른 미국계 회사와 유럽계회사가 피를 섞는데 따른 문제도
많았다. 지금도 파마시아업존 같은 회사는 이질적인 기업문화가 융화되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핵심역량을 집중해 신약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당초 전략도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실험실의 뜨거운 열기 뒤편에서는 경영진들의 인수합병 협상
이 벌어지고 있다.
워너램버트를 놓고 화이자와 아메리칸홈프로덕트가 서로 인수하겠다고
필사적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 제약기업인 글락소웰컴과 스미스클라인비첨 간의 합병도
진행중이다.
신약개발경쟁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해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개발 실무자에게는 투전판과 다름이 없다.
잔탁이나 비아그라같은 빅히트 신약의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된다.
그러나 실패하면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연구비용을 한푼도 건질수 없어 리스크가 크다.
선진국의 경우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10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쏟아
붓는다.
1980년대만 해도 1억달러 미만이던 연구개발및 임상비용은 1990년대 들어
2억달러를 넘어섰고 1995년이후에는 4억~1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5억달러로만 잡아도 족히 7천억원이 든다.
국내의 경우 경제수준으로 보아 적게는 3백억원, 많게는 1천억원이 들어가야
정말 신약다운 신약이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 10위권의 제약업체는 매년 2조~4조원의 연구비를 쏟아붓고 있다.
보통 제약사들이 10~20가지의 신약후보물질을 동시에 연구하기 때문에
한품목 개발에 거의 1천억원 가까운 돈이 든다.
개발된 신약 가운데서도 옥석이 가려져 용이 되는 것도 있고 미꾸라지로
전락하는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에 목을 매는 것은 높은 부가가치 때문이다.
스웨덴의 아스트라가 개발한 위궤양치료제 "로섹"은 지난 1997년 우리 돈
으로 6조원어치 이상이 팔렸다.
외국회사의 매출액 대비 순수익률이 10~20%인 것을 감안하면 6천억~1조2천억
원이 고스란히 회사금고에 쌓였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도 지난 1998년 발매 첫해에만
45억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세계 10위권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에 견줄 히트제품을 보통 두세개씩
갖고 있다.
더욱이 신약은 판매후 통상 15년간 물질특허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되기
때문에 유효성에서 기존 치료제를 능가하는 약이라면 둑을 가로막고 고기를
잡는 것처럼 시장을 독식할수 있다.
이에 비해 국내제약사가 지난해 쓴 연구개발비는 모두 2천5백억원(추정)에
불과하다.
게다가 어쩌다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이나 개량신약을 건졌다 하더라도 최종
임상시험단계까지 끌고갈 자금력이 없거나 세계적 마케팅 능력이 없어 외국
제약사에 헐값에 넘기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자기의 주력제품에 딴지를 걸만한 후발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여 휴지화시키려는 의도도 다분히 깔려있다.
신약개발은 정보통신의 바톤을 이어받을 사업으로 재인식돼야 한다.
지난달초 휴먼게놈프로젝트 가운데 22번 염색체의 유전자지도가 사상 처음
으로 완성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제약업종 등 생명공학산업관련 업종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그러나 과연 이에 부합할 만한 실력있는 국내기업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암젠같은 바이오테크 벤처회사는 EPO(적혈구생성촉진인자)를 개발해
냄으로써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지난해 27억1천8백20만달러의 총수입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53위기업에
랭크됐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카이론 시투스 제넨테크 등과 같은 바이오벤처기업이
당당히 거대 다국적제약그룹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자금과 규모에서 열악한 우리 제약기업이 어떻게하면 세계수준에 도달할수
있을지 그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 적재적소에 핵심역량을 쏟아붓는 것만이 우리 제약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있는 길이라는 해답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
불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약개발능력을 보강해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독일의 훽스트마리온룻셀과 프랑스 롱프랑로라가 합병해
아벤티스라는 거대한 제약회사가 출범했다.
훽스트마리온룻셀만해도 거대 농약화학회사이자 제약회사인 독일 훽스트,
미국의 거대화학회사인 마리온머렐다우, 프랑스의 제약사인 룻셀이 합병해
이뤄진 회사였다. 롱프랑로라도 프랑스의 롱프랑과 로라라는 두 회사가 합친 회사이다.
지난 연말에는 미국의 식품및 의약품 제조업체인 몬산토와 스웨덴계의
파마시아업존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마시아업존만 해도 스웨덴의 파마시아와 미국의 업존이 합병한 회사로
새출발한지 3년이 채 안된다. 이같은 합병바람은 지난 1995년이후 본격화돼 대기업만 10여건이 넘는다.
중견기업은 전세계에서 수백건의 합병이 이뤄졌다.
물론 기업문화가 다른 미국계 회사와 유럽계회사가 피를 섞는데 따른 문제도
많았다. 지금도 파마시아업존 같은 회사는 이질적인 기업문화가 융화되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핵심역량을 집중해 신약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당초 전략도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실험실의 뜨거운 열기 뒤편에서는 경영진들의 인수합병 협상
이 벌어지고 있다.
워너램버트를 놓고 화이자와 아메리칸홈프로덕트가 서로 인수하겠다고
필사적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 제약기업인 글락소웰컴과 스미스클라인비첨 간의 합병도
진행중이다.
신약개발경쟁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해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개발 실무자에게는 투전판과 다름이 없다.
잔탁이나 비아그라같은 빅히트 신약의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된다.
그러나 실패하면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연구비용을 한푼도 건질수 없어 리스크가 크다.
선진국의 경우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10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쏟아
붓는다.
1980년대만 해도 1억달러 미만이던 연구개발및 임상비용은 1990년대 들어
2억달러를 넘어섰고 1995년이후에는 4억~1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5억달러로만 잡아도 족히 7천억원이 든다.
국내의 경우 경제수준으로 보아 적게는 3백억원, 많게는 1천억원이 들어가야
정말 신약다운 신약이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 10위권의 제약업체는 매년 2조~4조원의 연구비를 쏟아붓고 있다.
보통 제약사들이 10~20가지의 신약후보물질을 동시에 연구하기 때문에
한품목 개발에 거의 1천억원 가까운 돈이 든다.
개발된 신약 가운데서도 옥석이 가려져 용이 되는 것도 있고 미꾸라지로
전락하는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에 목을 매는 것은 높은 부가가치 때문이다.
스웨덴의 아스트라가 개발한 위궤양치료제 "로섹"은 지난 1997년 우리 돈
으로 6조원어치 이상이 팔렸다.
외국회사의 매출액 대비 순수익률이 10~20%인 것을 감안하면 6천억~1조2천억
원이 고스란히 회사금고에 쌓였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도 지난 1998년 발매 첫해에만
45억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세계 10위권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에 견줄 히트제품을 보통 두세개씩
갖고 있다.
더욱이 신약은 판매후 통상 15년간 물질특허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되기
때문에 유효성에서 기존 치료제를 능가하는 약이라면 둑을 가로막고 고기를
잡는 것처럼 시장을 독식할수 있다.
이에 비해 국내제약사가 지난해 쓴 연구개발비는 모두 2천5백억원(추정)에
불과하다.
게다가 어쩌다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이나 개량신약을 건졌다 하더라도 최종
임상시험단계까지 끌고갈 자금력이 없거나 세계적 마케팅 능력이 없어 외국
제약사에 헐값에 넘기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자기의 주력제품에 딴지를 걸만한 후발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여 휴지화시키려는 의도도 다분히 깔려있다.
신약개발은 정보통신의 바톤을 이어받을 사업으로 재인식돼야 한다.
지난달초 휴먼게놈프로젝트 가운데 22번 염색체의 유전자지도가 사상 처음
으로 완성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제약업종 등 생명공학산업관련 업종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그러나 과연 이에 부합할 만한 실력있는 국내기업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암젠같은 바이오테크 벤처회사는 EPO(적혈구생성촉진인자)를 개발해
냄으로써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지난해 27억1천8백20만달러의 총수입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53위기업에
랭크됐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카이론 시투스 제넨테크 등과 같은 바이오벤처기업이
당당히 거대 다국적제약그룹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자금과 규모에서 열악한 우리 제약기업이 어떻게하면 세계수준에 도달할수
있을지 그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 적재적소에 핵심역량을 쏟아붓는 것만이 우리 제약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있는 길이라는 해답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