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산책] 바람과 나무

창 밖에 부는 바람이 얼마나 드센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는 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줄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규칙적인 진동주기를 가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가지만 괴롭히는 바람이라면 나무는 몇 뭉치의 잎사귀만 내주면
된다.

연초에 세계주가라는 나뭇가지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외환시장, 좀 더 좁게는 엔달러 시장이란 줄기엔 별로 요동이 없다. 같은 주가 폭락사태이건만 97,98년과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국제 금융시장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양상은 아니다.

주가 양극화란 시장 내부에서 일으킨 거품에 대한 자기반성일 가능성이
높다. 조정이란 원래 넘치는 것은 버리고 모자라는 것은 채우는 것.

그렇다면 역의 거품이 형성된 종목엔 역전의 기회가 아닌가.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