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당들도 '경제이념' 갖춰야..김세영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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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지금 우리 정당들은 경제적 이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 없이 보수 논쟁만
일삼아 오고 있다. 보수에 대한 경제적 이념은 일반적 개념과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는 흔히 ''보수''를 자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념에서의 보수주의는 오히려 자유를 의미하고 진보(자유)
주의는 정부의 개입을 통한 통제나 제한을 의미한다. 우리 정당들도 이런 경제적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수니 진보(자유)니
하는 논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경제적 이념은 크게 보수주의 진보(자유)주의 급진주의 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는 현존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이상적인 경제 체제로
받아들인다. 반면 급진주의는 자본주의의 사유재산제도와 시장경제제도 자체를 부정적
으로 보며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바람직한 경제 체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채택하는 우리와 같은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정당들이 경제적 이념으로 보수주의나 진보주의를 택하게 된다.
두 이념은 모두 경제주체의 자유스러운 경제활동을 존중하고 시장경제제도를
가장 합리적인 제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두 이념은 자본주의 체제아래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을 달리 한다.
보수주의는 각각의 경제주체들이 자기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하면 가격 메커니즘을 통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 "에 의해 전체 경제의 효율이 증대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수주의자들은 자유로운 경제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시장실패
를 보정하는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진보주의자들보다 시장의 효율성을 훨씬 신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진보주의자들은 시장기구로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시장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장에만 맡겨 두면 소득이 일부 계층에만 너무 편중되고 물가도
오르며 실업자가 생기는 등의 경제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시장의 실패 (Market failure)"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절하게 관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정당들은 원조보수니 보수대연합이니 하면서 보수정당
임을 자처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개입에 적극 동조하면서도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은
보수의 경제적인 의미에서 보면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정당은 보수정당보다는 수구정당에 가깝다.
기득권에 구태의연하게 집착하고, 변화나 개혁을 싫어하는 정치세력의
집단은 수구정당인 것이다.
개혁은 보수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수구와 반대될 수 있는
개념이다.
개혁은 원래의 이념과 모순되거나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다.
자유시장원리를 존중하는 보수정당이 개혁을 제대로 한다면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제거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제도
의 자본주의 체제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정당만이 개혁정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념의 정당에도 개혁은 필요하고 또 실행돼야 할 것이다.
정당의 경제이념에 대해서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를 놓고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정당이 내걸고 있는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고 일관성 있게
제도를 개혁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의 이념이나 그 실천상태를 판단해서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건국 이래 많은 정당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곤 했고 지금도 한편에선
신당창당의 절차를 밟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합당을 모색하고 있고,또 다른 정당에선 보수세력이라는
인사 몇명을 영입해 당명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50년이 넘는 우리 정당정치사에 자신들이 표방한 경제이념을 제대로
실천하는 정당이 아직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이제는 경제적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정당들이 나와야 한다.
그런 정당이라야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우리 정치를 선진 정치로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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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 =성균관대 통계학과
미국 유타대 경제학 박사
논문:미국 철강시장 시장점유율 결정요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
지금 우리 정당들은 경제적 이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 없이 보수 논쟁만
일삼아 오고 있다. 보수에 대한 경제적 이념은 일반적 개념과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는 흔히 ''보수''를 자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념에서의 보수주의는 오히려 자유를 의미하고 진보(자유)
주의는 정부의 개입을 통한 통제나 제한을 의미한다. 우리 정당들도 이런 경제적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수니 진보(자유)니
하는 논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경제적 이념은 크게 보수주의 진보(자유)주의 급진주의 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는 현존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이상적인 경제 체제로
받아들인다. 반면 급진주의는 자본주의의 사유재산제도와 시장경제제도 자체를 부정적
으로 보며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바람직한 경제 체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채택하는 우리와 같은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정당들이 경제적 이념으로 보수주의나 진보주의를 택하게 된다.
두 이념은 모두 경제주체의 자유스러운 경제활동을 존중하고 시장경제제도를
가장 합리적인 제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두 이념은 자본주의 체제아래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을 달리 한다.
보수주의는 각각의 경제주체들이 자기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하면 가격 메커니즘을 통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 "에 의해 전체 경제의 효율이 증대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수주의자들은 자유로운 경제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시장실패
를 보정하는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진보주의자들보다 시장의 효율성을 훨씬 신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진보주의자들은 시장기구로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은 시장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장에만 맡겨 두면 소득이 일부 계층에만 너무 편중되고 물가도
오르며 실업자가 생기는 등의 경제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시장의 실패 (Market failure)"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절하게 관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정당들은 원조보수니 보수대연합이니 하면서 보수정당
임을 자처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정부의 시장개입에 적극 동조하면서도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은
보수의 경제적인 의미에서 보면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정당은 보수정당보다는 수구정당에 가깝다.
기득권에 구태의연하게 집착하고, 변화나 개혁을 싫어하는 정치세력의
집단은 수구정당인 것이다.
개혁은 보수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수구와 반대될 수 있는
개념이다.
개혁은 원래의 이념과 모순되거나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다.
자유시장원리를 존중하는 보수정당이 개혁을 제대로 한다면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제거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제도
의 자본주의 체제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정당만이 개혁정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념의 정당에도 개혁은 필요하고 또 실행돼야 할 것이다.
정당의 경제이념에 대해서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를 놓고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정당이 내걸고 있는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고 일관성 있게
제도를 개혁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의 이념이나 그 실천상태를 판단해서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건국 이래 많은 정당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곤 했고 지금도 한편에선
신당창당의 절차를 밟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합당을 모색하고 있고,또 다른 정당에선 보수세력이라는
인사 몇명을 영입해 당명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50년이 넘는 우리 정당정치사에 자신들이 표방한 경제이념을 제대로
실천하는 정당이 아직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이제는 경제적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정당들이 나와야 한다.
그런 정당이라야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우리 정치를 선진 정치로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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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 =성균관대 통계학과
미국 유타대 경제학 박사
논문:미국 철강시장 시장점유율 결정요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