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카르마파' 탈출 .. 분리독립 갈등 심화될 듯

티베트 불교 3대 지도자의 한사람인 제17대 카르마파가 티베트를 탈출해
중국정부가 곤경에 빠졌다.

지난 5일 티베트를 탈출한 카르마파는 달라이 라마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를 8일 방문했다. 지난 92년 중국정부에 의해 17대 카르마파로 추대된 우기엔 트린리 도르제
(14)는 비구니인 누나(24)등 5명의 추종자와 함께 눈덮인 히말라야산맥
1천4백km를 걸어 넘어 인도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르마파는 인도에 있는 교리 선생 방문을 위한 비자 발급을 중국당국이
거부하자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카르마파는 소수의 측근들과
함께 불교 예식에 사용되는 악기를 구입하기 위해 잠시 떠난 것"이라며 "그는
국가와 민족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르마파는 8일 달라이 라마를 찾아 45분간 면담한 후 9일 새벽 동이 트기
전 달라이 라마측의 경호원 15명과 함께 검은 승용차와 3대의 지프에 분승해
어디론가 떠났다.

이번 카르마파의 티베트 탈출은 지난 59년 중국 통치에 반대하는 티베트인
들의 민중봉기가 좌절된 이후 당시 최대 종파인 겔루파 소속 달라이 라마와
16대 카르마파가 인도로 망명한 이후 최대 탈출사건이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탈출을 계기로 티베트 분리독립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