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야 .. 추창근 <부장>
입력
수정
추창근
2000년의 첫머리에서 수많은 석학들이 인류문명의 미래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또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모두가 갖고 있는 기대와 우려 속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나침반이기도 하다.
다가올 미래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인류에게 일어났던 수많은 일들을 비춰 보더라도 미래예측은 곧
"함정"이었다. 지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세계 언론들은 "인간의 비행"을
꼽았다.
190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자전거수리점을 운영하던 라이트 형제가
새처럼 하늘을 나는 인간의 영원한 꿈을 실현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라이트 형제의 역사적인 비행실험이 성공을 거두기 직전에도
당시 하버드대의 저명한 교수 한분은 인간이 결코 엔진을 달고 비행할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달라지면서 겨우 몇년 앞의 일도 미리 내다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급속한 변혁의 물결속에서 지난 20세기 인류는 당연한 진리처럼 여겼던
전통과 관습, 기준, 문화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질서가 그 자리를 대신해 빠르게 자리잡아 가는 경험을 반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21세기의 문을 막 열고 들어선 지금 누구나 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는 분명한 미래가 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시대"다.
그 중심에 인터넷이 있고 이미 그 미래의 일부는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많은 석학들은 인터넷이 창출해낸 이같은 디지털 패러다임이 인류 역사에서
지난 천년동안 일어났던 변화마저 초라하게 만들 "혁명"을 앞으로 몇 년동안
이뤄낼 것이며 시간과 공간의 임종시대를 넘어 새로운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창조하고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미래는 "비트( bit )와 네트워크"의 시대다.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원자( atom )라고 한다면 비트는 정보의 최소
인자다.
이 비트가 인터넷이 엮어내는 네트워크 공간을 흘러 세계의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상징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MIT 미디어랩 연구소의 네그로폰테 교수는 "Being Digital"이란
저서에서 이미 "아톰에서 비트로의 변화는 돌이킬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비트는 색깔도 형체도 무게도 없으나 빛의 속도로 어느 곳이나 갈수 있다
( A bit has no color, size, or weight, and it can travel at the speed
of light...). 비트에 의해 기존의 모든 것은 새롭게 정의된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초월된다. 한뼘의 영토가 없어도 인터넷 공간에서 수많은
국가를 세울 수 있다. 이 사이버 국가에서 세계 각지의 디지털 국민들은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공동체를 형성하고 국적을 마음대로 선택한다"
MIT의 건축학 교수인 윌리엄 미첼은 "비트의 도시"에서 아예 자신의 이름을
부인한다.
"나의 새이름은 wjm@mit.edu..."라고 말한다.
그는 미래의 도시는 인터넷에 세워질 것이며 앞으로 모든 현실공간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요소로서의 의미밖에 갖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비트의 도시에서 기존의 유형자산, 공간의 이동, 상품거래는 지적자산,
정보처리, 전자거래로 모두 바뀐다.
한마디로 "인터넷이 가져올 끝가는데 모르는 변혁의 새 세상"이다.
모든 기존 질서와 관습과 상식은 파괴된다.
이 시대의 수많은 석학들조차 디지털 혁명의 궁극적인 모습을 감히 예단하지
못한다.
인터넷의 폭발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디지털 패러다임의 본질이다.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시킴으로써 시작된 인터넷은 이제 인류의 생활양식
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인터넷 혁명을 단순히 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문명사적 시각에서 읽어야 할
이유다.
디지털 패러다임이 가져올 "메가 트렌드의 인식"을 바탕으로 나아가야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 디지털 세상의 맹주가 되기 위해 모든 국가 기업 개인이 앞다퉈 뛰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기업 할것 없이 정보화의 강령을 내걸고 디지털의 깃발을
곳곳에 내걸고 있다.
한국도 그 대열의 선두에 진입하기 위해 뒤돌아볼 틈도 없이 돌진하고 있다.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산업화에 뒤진 자가 정보화에 앞서 갈 수 있을까.
아날로그의 숱한 부실을 묻어버리고 디지털만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비트와 네트워크의 세상에서 서로 나눌 지식과 정보의 창조없는 디지털세상
은 허상이다.
그것은 아날로그 시대에 갈고 닦은 창의성의 몫이다.
디지털 세상은 "지금 있는"사람들의 생활양식, 사업방식, 만나는 스타일의
변화로부터 온다.
그래서 지금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서로 만나게 해야 한다.
인터넷기업과 굴뚝기업, 구세대와 신세대, 기술과 문화를 만나게 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를 앞서가는 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
2000년의 첫머리에서 수많은 석학들이 인류문명의 미래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또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모두가 갖고 있는 기대와 우려 속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나침반이기도 하다.
다가올 미래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인류에게 일어났던 수많은 일들을 비춰 보더라도 미래예측은 곧
"함정"이었다. 지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세계 언론들은 "인간의 비행"을
꼽았다.
190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자전거수리점을 운영하던 라이트 형제가
새처럼 하늘을 나는 인간의 영원한 꿈을 실현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라이트 형제의 역사적인 비행실험이 성공을 거두기 직전에도
당시 하버드대의 저명한 교수 한분은 인간이 결코 엔진을 달고 비행할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달라지면서 겨우 몇년 앞의 일도 미리 내다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급속한 변혁의 물결속에서 지난 20세기 인류는 당연한 진리처럼 여겼던
전통과 관습, 기준, 문화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질서가 그 자리를 대신해 빠르게 자리잡아 가는 경험을 반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21세기의 문을 막 열고 들어선 지금 누구나 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는 분명한 미래가 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시대"다.
그 중심에 인터넷이 있고 이미 그 미래의 일부는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많은 석학들은 인터넷이 창출해낸 이같은 디지털 패러다임이 인류 역사에서
지난 천년동안 일어났던 변화마저 초라하게 만들 "혁명"을 앞으로 몇 년동안
이뤄낼 것이며 시간과 공간의 임종시대를 넘어 새로운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창조하고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미래는 "비트( bit )와 네트워크"의 시대다.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원자( atom )라고 한다면 비트는 정보의 최소
인자다.
이 비트가 인터넷이 엮어내는 네트워크 공간을 흘러 세계의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상징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MIT 미디어랩 연구소의 네그로폰테 교수는 "Being Digital"이란
저서에서 이미 "아톰에서 비트로의 변화는 돌이킬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비트는 색깔도 형체도 무게도 없으나 빛의 속도로 어느 곳이나 갈수 있다
( A bit has no color, size, or weight, and it can travel at the speed
of light...). 비트에 의해 기존의 모든 것은 새롭게 정의된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초월된다. 한뼘의 영토가 없어도 인터넷 공간에서 수많은
국가를 세울 수 있다. 이 사이버 국가에서 세계 각지의 디지털 국민들은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공동체를 형성하고 국적을 마음대로 선택한다"
MIT의 건축학 교수인 윌리엄 미첼은 "비트의 도시"에서 아예 자신의 이름을
부인한다.
"나의 새이름은 wjm@mit.edu..."라고 말한다.
그는 미래의 도시는 인터넷에 세워질 것이며 앞으로 모든 현실공간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요소로서의 의미밖에 갖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비트의 도시에서 기존의 유형자산, 공간의 이동, 상품거래는 지적자산,
정보처리, 전자거래로 모두 바뀐다.
한마디로 "인터넷이 가져올 끝가는데 모르는 변혁의 새 세상"이다.
모든 기존 질서와 관습과 상식은 파괴된다.
이 시대의 수많은 석학들조차 디지털 혁명의 궁극적인 모습을 감히 예단하지
못한다.
인터넷의 폭발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디지털 패러다임의 본질이다.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시킴으로써 시작된 인터넷은 이제 인류의 생활양식
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인터넷 혁명을 단순히 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문명사적 시각에서 읽어야 할
이유다.
디지털 패러다임이 가져올 "메가 트렌드의 인식"을 바탕으로 나아가야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 디지털 세상의 맹주가 되기 위해 모든 국가 기업 개인이 앞다퉈 뛰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기업 할것 없이 정보화의 강령을 내걸고 디지털의 깃발을
곳곳에 내걸고 있다.
한국도 그 대열의 선두에 진입하기 위해 뒤돌아볼 틈도 없이 돌진하고 있다.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산업화에 뒤진 자가 정보화에 앞서 갈 수 있을까.
아날로그의 숱한 부실을 묻어버리고 디지털만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비트와 네트워크의 세상에서 서로 나눌 지식과 정보의 창조없는 디지털세상
은 허상이다.
그것은 아날로그 시대에 갈고 닦은 창의성의 몫이다.
디지털 세상은 "지금 있는"사람들의 생활양식, 사업방식, 만나는 스타일의
변화로부터 온다.
그래서 지금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서로 만나게 해야 한다.
인터넷기업과 굴뚝기업, 구세대와 신세대, 기술과 문화를 만나게 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를 앞서가는 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