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벤처업계 여성 돌풍 .. 작년 창업 76% 증가

벤처업계에도 우먼파워 돌풍이 거세다.

12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활황과 함께 속출하는 갑부 벤처사장
대열에 여성들이 속속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 벤처사장들은 대학생에서부터 커리어우먼 주부에 이르기까지 출신도
다양하다.

창의성과 능력만이 통하는 벤처세계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유연한 사고를 필요로 하는 정보화시대를 맞아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여성 창업도 크게 늘어 전년보다 무려 75%이상 급증했다.

지난 11일 코스닥에 등록된 버추얼텍의 서지현(36) 사장은 단번에 90억원대
의 거부가 된 여성 벤처스타.

인트라넷 전문업체인 버추얼텍의 주가(액면가 5백원)는 이틀 연속 상한가
까지 올라 8천4백원을 나타냈다. 전체주식 4백60만주중 23.1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서 사장은 싯가로만 따져
90억원의 자산가가 된 셈.

연세대 전산학과 졸업직후인 지난 91년 후배들과 PC 3대로 창업한 그는
일약 돈방석에 앉게 됐다.

패션전문 쇼핑몰(www.fashionplus.co.kr)을 운영중인 웹넷코리아의 김해련
(39) 사장도 주목 받는 여성 벤처기업인. 작년 9월 창업한 이 회사엔 한국종합기술금융(KTB)과 산은캐피탈이 액면가
의 5배 정도로 1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 페이스대에서 MBA를 받고 뉴욕 패션전문스쿨(FIT)를 나온 김 사장은
패션이라는 여성의 고유영역에서 벤처 금맥을 캐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전업주부였던 전용진(39) 포미나패션 사장은 아이디어 하나로 수십억원을
거머쥔 이색 성공사례.

우연한 기회에 바람에 날리지 않는 "탄력밴드 모자"를 개발한 전 사장은
이 제품의 기술을 작년말 팔아 매년 기술료로만 10억원 이상씩을 앉아서
벌게 됐다.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햇동안 창업한 여성 벤처기업은 서울에서만 2천5백46개사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1천4백47개사보다 76% 증가한 것.

이에 따라 전체 창업회사중 여성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11.6%에서
지난해 13.5%로 높아졌다.

여성창업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여자대학들이 졸업생들의 창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다 정부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들이 섬세함과 창의성으로 비교우위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인
인터넷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등이 최근 벤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창의성과 성실성 등이 성패를 좌우하는 벤처업계에서
여성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한국 벤처업계에 우먼파워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대세"라고 입을 모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