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노갈등' 표출 .. 잠정합의안 총투표 대립

"무파업 원년"을 선언한 서울지하철 노조가 노사 잠정합의안 처리를
코앞에 놓고 노노간의 갈등이 돌출돼 귀추가 주목된다.

지하철노조는 지난 12일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구조조정 및 임금협약에
대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오는 18~20일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노조내 강경세력이 포진하고 있는 비상대책위는 "절차상 무효"라며
실력 저지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잠정합의안의 타결이 불투명한
상태다.

더군다나 노조의 내부갈등이 물리적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배일도(50)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14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의원대회에서 노사 잠정합의안이 부결됐지만 위원장 직권으로 오는
18일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배위원장은 "노조는 대의원 등 간부들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전체를 대표해야 하며 나아가 시민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위원장
직권으로 조합원 찬반투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잠정합의안에 인원감축과 노동시간 연장 등 구조조정이 포함돼 있는
점이 대의원들의 반감을 산 것으로 보이지만 임금인상과 상여급 지급,
승진적체 해소 등 조합원들 개인에게는 실질적으로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비대위는 "노조 규약상 대의원 과반수의 동의가 없으면 조합원
총투표가 실시될 수 없어 위원장 직권강행은 원천 무효"라며 "투표를 강행할
경우 사업장에서 마찰이 빚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이에앞서 지하철공사 노사는 지난 연말 2001년말까지 정원 1천6백21명
감축 현재 4조3교대제인 근무형태를 3조2교대제로 전환 도시철도공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임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및 임금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대의원대회에서 이 합의안은 부결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