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네티즌 : (사이버 우면) 아크테크놀로지 주현선씨

** 아크테크놀로지 주현선 실장

한달여전. 사이버 만화방 "아이코믹스"( www.icomics.co.kr )의 사업발표회장.

사업내용을 차근차근 조리있게 설명하던 주현선(33) 실장은 갑자기 눈물이
핑돌았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개월동안 고생하며 만든 사이트를 마침내 세상에 내놓는다는 자체가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특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만화가들을 물어물어 찾아가 힘들여 섭외하던
일들이 머리속에 되살아났다.

소프트웨어유통업체인 아크테크놀로지의 인터넷사업팀을 이끌고 있는
주현선 실장. 만화가들 사이에는 "사이버 만화 우먼"으로 유명하다.

웬만큼 이름이 알려진 만화가치고 주 실장으로부터 "사이버 만화 강의"를
듣지 못한 사람은 드물다.

주 실장의 달변과 논리에 "탄복"해 아이코믹스에 참여하게 된 만화가가
현재 36명. 박수동 이두호 김형배 등 전설적인 작가에서부터 백성민 박흥용 등 중진,
권가야 양영순 등 신세대 작가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주 실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전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하던 지난해초 박용식 아크테크놀로지 사장으로부터 인터넷사업을 함께
해보자는 제의를 받는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시작한 공부를 끝내고도 싶었고 세살난 딸아이를 두고 있던 것도 부담스러
웠다.

"제 마음을 결정적으로 끌어들인 건 만화콘텐츠서비스라는 사업아이템이었
어요. 워낙 만화를 좋아하는 데다 전공(컴퓨터 비전)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주 실장은 사이버 만화방의 필요성을 인터넷의 "글로벌성"에서부터 찾는다.

전세계 네티즌에게 한국의 우수한 만화를 보여 줄 수 있다는 것.

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서울대 전산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6년여간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한국 만화를 볼 수 없는 것이 제일 안타까웠다고.

주 실장은 "아이코믹스"의 총책임자다.

새로 올릴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화책 스캔과 식자작업이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한다.

만화가와 만화계 관계자를 만나 섭외하는 일도 주 실장의 몫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독자들이 보내온 E메일 확인.

"고객(독자)의 의견을 듣고 그것을 제품(사이트)에 적극 반영하는 게 인터넷
비즈니스의 기본입니다. 사이트가 조금만 바뀌어도 사용자들의 반응이 곧바로
나타납니다. 때로는 사람들 앞에 벌거벗고 서있는 것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것이 인터넷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합니다"

주 실장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 만화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만화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를 마련해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인터넷비즈니스
의 본질입니다. 많은 만화작가들과 독자들을 보다 쉽고 편하게 만나게 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 제가 하고자 하는 모든
것입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