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대륙붕의 천연가스 상업생산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해 울산 앞바다 6-1광구 돌고래V구조에서 발견한
천연가스전의 경제성을 최종 확인, 오는 2월 상업생산 선포식을 갖고 곧바로
생산설비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한다.

오는 2002년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총 4백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남지역에 10~13년간 공급할 계획이다. 가채 매장량을 석유로 환산할 때 약 4천만배럴, 유연탄으로 약 2천만t과
맞먹기 때문에 수입대체 효과가 약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70년대 이후 세계를 휩쓴 두차례의 석유파동을 혹독하게 겪은 우리가
영해에서 사상 처음으로 천연가스를 생산한다는 사실이 꿈처럼 여겨진다.

석유나 가스의 개발은 투자비가 엄청난데 비해 성공확률은 지극히 낮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매장량 평가가 지질학적 해석이나 탐사단계에 따라 크게 다르고 경제성도
생산비와 수송거리, 유가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바뀌는 탓에 상업생산까지는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기술진에 의해 시작된 30여년간의 국내 대륙붕 개발 이후 이번이
최초의 상업생산이라는 사실이 그 어려움을 설명해준다.

상업생산이 그동안의 탐사 및 시추실적을 석유공사의 기술진이 독자적으로
모두 다시 평가해 이룩한 성과라는 점도 뿌듯하다. 고래V구조 북쪽 반경 15km 지점에서 3개의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정밀 탐사를
실시해 분석 중이라는 사실도 앞으로 더 많은 매장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산유국들이 감산기간을 연장키로 잠정 합의한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시점이라 더욱 반가운지도 모른다.

우리 대륙붕의 면적은 30만평방km로 석유부존의 가능성이 큰 3개의 대규모
퇴적분지가 잘 발달돼 있고 이미 제주 및 울릉분지에서는 석유나 가스의
생성과 부존이 확인됐다. 그러나 평방km당 시추공은 일본의 4.6개, 대만의 5.3개에 비해 우리는
1.1개에 불과할 정도로 탐사실적이 미미하다.

이마저 대부분이 외국 회사들이 뚫은 것이라 대륙붕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데 필요한 기초 지질자료는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정부는 백년대계의 대륙붕 개발계획을 수립해 대내외 여건에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탐사와 시추를 추진하는 한편 석유개발 인력들도 키워야 한다.

시류에 따라 투자비를 늘리거나 줄이는 일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며
단기간의 가시적 실적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우리 대륙붕의 연장해역인 중국이나 일본, 대만은 물론 북한에서 이미
석유를 발견했고 일부에서 이미 생산 중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석유개발 실력을 키우는데 힘써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