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 시청률 보증수표 옛말 .. '순풍산부인과'에 눌려

KBS와 MBC의 "9시뉴스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양사의 간판격인 밤 9시 뉴스가 SBS의 일일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 눌리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 전국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주(1월 10~16일)
"순풍 산부인과"는 같은 시간대의 "KBS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를 완벽하게
따돌렸다.

그 지난주(1월 3~9일)에 이은 2주 연속 완승이다.

이기간중 양사의 뉴스 시청률은 각각 10~18%대에서 오르내렸다. 반면 순풍시청률은 20~27.9%를 기록해 최고 10%포인트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순풍"이 방송되지 않는 주말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15일 "KBS 뉴스9"(12.2%)와 "MBC 뉴스데스크"(10.2%)는 KBS2의 "개그콘서트"
(21.2%)와 SBS"왕룽의 대지"(15.6%)에 크게 밀렸다. 저녁 9시 뉴스가 오락프로그램에 눌려 고전하기는 전례없는 일이다.

더욱이 양사는 새천년을 맞아 9시뉴스의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터라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BS는 심도깊은 해설을 더한 뉴스를 전한다는 방침아래 부장급을
전면배치한 것을 비롯해 내용과 포맷을 혁신했다. "새로운 뉴스"를 표방한 MBC는 이례적으로 일간지에 뉴스광고를 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양사의 새 단장은 도무지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나타났다.

SBS는 "순풍"의 선전에 희색이 가득한 표정이다.

TNS 미디어코리아 관계자는 "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데다가
지난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라는 대형뉴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9시
뉴스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방송사 보도국 관계자들은
시청자들이 왜 뉴스를 외면하게 됐는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