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벤처] 벤처경영전략 : (성공스토리) '김도현 사장'

"인생 낙오자에서 매출 1백억원대 벤처기업 사장으로"

영업.물류 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모디아소프트의 김도현(32) 사장. 지난해 그는 남 부럽지 않은 한해를 보냈다.

1998년 8월 설립한 회사는 불과 1년여만에 연간 매출 96억여원(순이익
26억원)의 알짜배기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11월엔 향영엔젤클럽으로부터 52억원의 투자를 받아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졌다. 당시 주당 가치평가액은 액면가(5천원)의 52배.

초우량 벤처기업에 전혀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요즘 김 사장은 잘 나가는 386세대 벤처기업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4년전까지만 해도 김 사장은 인생의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의 삶이 빗나가기 시작한 것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하면서부터.

경남과학고 1회 출신인 그는 내신성적 탓에 의사 꿈을 접었다. KAIST 전자공학과에 들어갔지만 학과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에 푹 빠졌다.

"제적당하지 않으려고 휴학을 몇번하고 군대에 갔다왔더니 4~5년 후배들이
같은 학년이더군요. 또다시 휴학하고 도박에 빠져들었어요. 졸업을 앞둔
95년엔 3개월간 거지들과 함께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 자살충동도 여러번
느꼈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KAIST
에서 제적당한 상태였다.

장밋빛 꿈도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96년초 형의 소개로 영업사원용 핸디터미널(휴대단말기)을 만드는
컴스톰에 들어갔다.

모든 것을 잊고 단말기 파는 일에 재미를 붙이자 세상살이에 자신감이
생겼다.

입사 8개월만에 능력을 인정받아 영업사원에서 기획실장으로 발탁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때마침 제적생 재입학제도가 생겨 10년만에 대학 졸업장도 받았다.

내친 김에 컴스톰의 주요 개발진을 이끌고 모디아소프트를 차렸다.

KAIST 후배들과 한국컴퓨터 CJ드림소프트 등의 주요 연구인력도 끌어들였다.

김 사장은 치밀한 개발전략과 대기업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우선 핸디터미널 휴대용프린터 등 하드웨어는 물론 판매 주문 입.출고
재고관리 판매동향분석 영업사원동선관리 등 물류.영업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토털 솔루션을 갖췄다.

아울러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업그레이드해주는 등 15년후를 내다보는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올해 LG텔레콤 에어미디어 한국통신파워텔 등과 공동으로 차세대
물류관리의 핵심분야인 화물위치추적시스템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올 매출목표는 3백억~4백억원.

일본 스타사에 무선 휴대용프린터 30억원어치를 내보내는 등 수출도
1백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02)330-7000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