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리에 <신임 제일은행장>..소매금융 진수 보일 것

윌프레드 호리에 신임 제일은행장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제한적인 수준의
서비스를 받아 왔다"며 "제일은행이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 금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제일은행이 왜 무너졌다고 보는가.

"한국의 은행들이 그렇듯이 제일은행도 대기업 여신에 너무 의존해 왔다.

기업경기가 나빠지면 은행이 부실해질 수 밖에 없는 사업구조였다. 미국 텍사스은행이 에너지사업에 돈을 집중해 빌려 줬다가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BOA(아메리카은행)도 에너지와 부동산에 주력했다가 부실화된 경험을 갖고
있다.

은행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한다. 제일은행은 앞으로 소매금융과 중소기업금융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소매금융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이 치열해질텐데 제일은행이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겠나. "한국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모든 은행들이 소매금융에 뛰어들고 있다.

제일은행의 경우 소매금융 비중이 매우 낮아 앞으로 이 분야를 늘려야만
한다.

개인고객과 중소기업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크레디트카드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카드발급자수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사용되는 카드가 더 중요하다.

활발하게 사용되는 카드 회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에서 쓰이는 신용카드는 "결제용" 카드라고 할수 있다.

현재 규정으로는 어렵겠지만 매달 결제하지 않아도 되는, 신용에 근거를
둔 신용카드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점수나 운영체계를 바꿀 계획은.

"지점수나 크기, 직원수는 한국시장 규모를 감안할 경우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할 수밖에 없다.

아직 지점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내고 있는지 모른다.

몇몇 지점은 성과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이익이 없거나 적은 점포는 이전하거나 축소하고 유휴인력은 영업전선에
재배치한다.

점포의 업무진행(프로세스)을 바꾸고 새로운 기술을 응용해 리엔지니어링을
해야 한다"

-은행장 계약기간은 몇년인가.

"3년이상 일하기로 약속했다.

이사회가 은행장의 임기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으나 3년이상 보장받았다.

3년간 어느정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성과에 따라 보수가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분기별로 성과를 측정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구조조정을 할 경우 무조건 나이가 많은 사람부터 나가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라마다 약간씩 다르다.

멕시코의 경우에는 나이가 어린 사람부터 나간다.

개인평가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는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능력만 있으면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추어야 한다"

-은행장으로서 보수를 얼마나 받기로 했나.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보수체계와 서양의 보수체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는 뉴브리지와 영업성과에 따라 보수를 결정하는 성과급시스템을 적용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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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인가 ]

월프레드 호리에(53) 행장은 "철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85년부터 11년간 미국에서 마라톤을 완주, 주위에서 그렇게 부른다.

지난 19일 한국에 오기 전까지 줄곧 일주일에 세번 정도씩 체육관에 들러
운동을 해왔다.

요즘은 골프를 즐긴다.

보기 플레이어(핸디 18)라고 소개했다.

시거를 가끔 태운다.

그는 미국 금융회사인 어소시에츠 퍼스트 캐피털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금융전문가다.

제일은행이 7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데다 한국에서 가장 좋은 은행중 하나
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행장을 맡아 달라는 뉴브리지캐피탈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