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눈 오는 집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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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먹고
또 밥 먹는다
문 열고 마루에 나가
숟가락 들고 서서
눈 위에 눈이 오는 눈을 보다가
방에 들어와
또
밥 먹는다
김용택(1948~) 시집 "그 여자네 집" 에서-----------------------------------------------------------------------
눈이 오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전화도 없다.
무료한 하루, 문 열고 마루에 나가 보지만 눈 위에 눈은 또 오고 그 눈
위에 또 눈이 온다. 할 일이라고는 밥 먹는 일밖에.
그래서 방에 들어와 또 밥을 먹는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뉴밀레니엄이다 영상시대다 해서 눈이 핑핑 돌아
가는 판에 이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시란 아무래도 한가함이나 여유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예술일 터이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
또 밥 먹는다
문 열고 마루에 나가
숟가락 들고 서서
눈 위에 눈이 오는 눈을 보다가
방에 들어와
또
밥 먹는다
김용택(1948~) 시집 "그 여자네 집" 에서-----------------------------------------------------------------------
눈이 오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전화도 없다.
무료한 하루, 문 열고 마루에 나가 보지만 눈 위에 눈은 또 오고 그 눈
위에 또 눈이 온다. 할 일이라고는 밥 먹는 일밖에.
그래서 방에 들어와 또 밥을 먹는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뉴밀레니엄이다 영상시대다 해서 눈이 핑핑 돌아
가는 판에 이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시란 아무래도 한가함이나 여유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예술일 터이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