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e-트렌드 : (해외에선) '사이버 범죄 대응'

"사이버 범죄와의 전쟁"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와 비례해 사이버
범죄문제가 큰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전문잡지인 e커머스타임스는 최근 "갈수록 처벌하기
힘든 사이버범죄"(Cybercrime Growing Harder To Prosecut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보안문제가 미국 정부가
시급히 풀어 나가야할 과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직까지 해킹이나 보안상의 문제가 없는 완벽한 컴퓨터시스템은 개발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회계법인인 딜로이트&터치가 주최한 사이버범죄 간담회에서
앨리슨 뷰라프 검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관련된 보안문제는
어느 누구도 방심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누가 쉽게 공격당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사이버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기업이나 개인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지난 1년간 해킹이나 보안상의 기밀누설 등 사이버 범죄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피해액을 합치면 1억2천4백만달러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컴퓨터보안상의 피해를 본 기업쪽에서 보통 피해를
숨기거나 줄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실제 피해건수나 피해액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앨리슨 검사는 "컴퓨터를 이용한 범죄는 기존의 전통적인 범죄보다 식별
하기가 훨씬 어려운 반면 피해범위는 엄청나게 큰 점이 특징"이라며 "미국
외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선 조사하기도 힘든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FBI 요원인 네네트 데이는 "컴퓨터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패스워드
나 암호가 오히려 범죄자들에게 악용돼 무서운 무기가 되는 수도 종종 있다"
고 털어 놓았다.

얼마전 러시아의 한 인터넷회사는 우연히 미국 기업들의 웹사이트에 적지
않은 보안상의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러시아 웹 프로그램 회사인 스트레터지LLC는 "몇번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웹사이트상에서 고객의 신용카드번호 패스워드는 물론 개인신상기록까지
손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아나톨리 프로크호로프는 "많은 미국기업들은
해커로부터 그들의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안장치도 제대로
구비해 두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많은 사이트 운영자들은 그들의 사이트 만큼은 안전
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크호로프는 "우리 회사는 우연히 이런 결함들을 발견했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면 보안상의 미비점은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라며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나 기업 모두 안전성이 공인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