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 중심 유통혁명 .. 한은, 4년동향 발표

''유통혁신 덕분에 장바구니 물가가 떨어진다''

한국은행은 26일 1996년 할인점 등장 이후 지난 99년까지 할인점의 가격
할인과 경쟁업체의 가격인하로 인한 소비자물가 하락효과는 모두 1.79%포인트
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유통혁명이 소비자물가를 연평균 0.45%포인트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유통시장의 구조변화는 두가지 경로를 통해 소매가격을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유통시장의 6.4%를 점유하는 할인점의 가격할인으로 인한 직접적인
상품가격 하락효과는 4년간 0.64%포인트 정도인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할인점은 대형슈퍼마켓, 백화점 및 영세업체의 가격인하를 촉발해
4년간 상품가격의 2.85%포인트 하락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대형 할인점의 경우 백화점, 대형 슈퍼마켓 등 경쟁 유통
업체에 비해 10% 내외로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중간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로부터 가공식품을
직접 구입하고 있으며 농.수산물도 직거래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농.수산물의 경우 종전 5~6단계에 이르던 유통단계가 2~3단계로 대폭 축소
되고 있다.

가공식품의 유통단계도 종전에는 생산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 등을
거쳤으나 이제는 생산자->할인점->소비자로 단순화됐다.

유통업체가 대형화되면서 판매가격 결정권이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점차
이전된 것도 가격하락을 촉발하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들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에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PB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할인점의 저가전략에 대응해 백화점 슈퍼마켓 등 직접 경쟁업체뿐만
아니라 소매점 재래시장 등 영세업체들도 마진율 축소를 통해 판매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최근 3년간 대형 슈퍼마켓과 백화점은 마진율을 각각 4.2%포인트 및
2.5%포인트 축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앞으로도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시장 재편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돼 물가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0년 1월 현재 국내에는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의 대형 할인점 22개
점포를 포함해 모두 1백28개의 대형 할인점이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