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화장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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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장실문화협의회가 창립된 것은 지난해 여름이다.
14개 시민단체와 12개 정부기관 지자체등 민.관.재계 46개 단체가 참여해
사단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사실상 관광공사가 창립의 주축이 된 단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산업의 취약점인 공중 화장실문화의 정착을
유도한다는 것이 이 단체의 목표다.
그동안 수원시는 "반딧불"이라는 43평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모범 화장실을
지었다.
건축비가 무려 2억1천8백만원이나 들었다니 고급아파트 값과 맞먹는다. 수원시는 이밖에도 15억1천만원을 들여 주요관광지에 화장실 15개를 더
지었다.
화장실을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것이 수원시의 야심찬 계획이다.
고양시도 금년에 일산호수공원에 10억여원을 들여 전시기능까지 갖춘
80평규모의 화장실을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한곳에 5억원이 드는 "호텔식" 화장실 7개를 지을 계획을 세워
놓았다.
경기도의 화장실문화 정착의지는 교육계에까지 파급돼 지난해 안양의 모
초등학교에는 아름답게 단장하고 책과 풍금까지 비치한 화장실이 등장해
매스컴의 화제가 됐고 교사들의 견학코스로 자리잡았다.
요즘은 그 학교 화장실을 모델로 학교마다 화장실 가꾸기운동이 경쟁적으로
일고 있다. 학부모를 동원해 화장실을 가꾸고 심지어 파출부를 쓰는 곳도 있다고 한다.
지난주 파주시에서는 교육청의 화장실가꾸기시찰에 대비 비상연락망을
통해 급히 출근하던 한 중견교사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어이 없는
일도 생겼다.
이 문화운동은 어딘지 헛돌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시민을 도외시하고 지자체만 신바람을 내고 있는 운동이 성공할 수 있을까.
관주도적 시민운동은 성공하기 어렵다.
음악과 새소리가 들리고 첨단 시설을 갖춘 "호텔급" 화장실이 더 급한
것인지, 또 학교화장실에서 책을 읽고 풍금소리를 들어야하는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화장실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깨끗한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화장실문화운동으로의 변신이 시급한 시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
14개 시민단체와 12개 정부기관 지자체등 민.관.재계 46개 단체가 참여해
사단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사실상 관광공사가 창립의 주축이 된 단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산업의 취약점인 공중 화장실문화의 정착을
유도한다는 것이 이 단체의 목표다.
그동안 수원시는 "반딧불"이라는 43평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모범 화장실을
지었다.
건축비가 무려 2억1천8백만원이나 들었다니 고급아파트 값과 맞먹는다. 수원시는 이밖에도 15억1천만원을 들여 주요관광지에 화장실 15개를 더
지었다.
화장실을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것이 수원시의 야심찬 계획이다.
고양시도 금년에 일산호수공원에 10억여원을 들여 전시기능까지 갖춘
80평규모의 화장실을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한곳에 5억원이 드는 "호텔식" 화장실 7개를 지을 계획을 세워
놓았다.
경기도의 화장실문화 정착의지는 교육계에까지 파급돼 지난해 안양의 모
초등학교에는 아름답게 단장하고 책과 풍금까지 비치한 화장실이 등장해
매스컴의 화제가 됐고 교사들의 견학코스로 자리잡았다.
요즘은 그 학교 화장실을 모델로 학교마다 화장실 가꾸기운동이 경쟁적으로
일고 있다. 학부모를 동원해 화장실을 가꾸고 심지어 파출부를 쓰는 곳도 있다고 한다.
지난주 파주시에서는 교육청의 화장실가꾸기시찰에 대비 비상연락망을
통해 급히 출근하던 한 중견교사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어이 없는
일도 생겼다.
이 문화운동은 어딘지 헛돌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시민을 도외시하고 지자체만 신바람을 내고 있는 운동이 성공할 수 있을까.
관주도적 시민운동은 성공하기 어렵다.
음악과 새소리가 들리고 첨단 시설을 갖춘 "호텔급" 화장실이 더 급한
것인지, 또 학교화장실에서 책을 읽고 풍금소리를 들어야하는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화장실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깨끗한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화장실문화운동으로의 변신이 시급한 시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