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법인세 헌법불합치...자의적 해석 우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고중석 재판관)는 27일 옛 법인세법
59조의 2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D주택산업은 임대주택의 경우 법인세(특별부가세)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해석되는 이같은 조항이 위헌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었다. 재판부는 이날 결정문에서 "행정부는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인 특별부가세의 과세대상 범위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은채 시행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했다"며 "자의적인 행정입법권
행사로 기본권인 재산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89년 임대아파트내 복리시설을 지어 분양했던 D주택산업은
영등포세무서가 특별부가세 과세대상이 된다고 보고 25%의 세율을
적용해 4억여원의 세금을 부과하자 지난 1996년 위헌제청 신청을
냈다.

한편 헌재 김용준 소장과 김문희 재판관은 이날 소수의견을 통해
"헌재가 조세법규에 대해 무수히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나
국가기관들은 이를 헌법에 맞게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는 헌법질서 수호차원에서 위헌결정을 내려 해당 법령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헌재 관계자는 이와관련,"헌재가 국가 세수를 우려해 조세법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있지만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면
파급력이 큰 위헌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현행 조세법은 상당수의 조항이 구체적인 과세요건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 위임해 두고 있어 법조계에서는 전체적인 개정작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끊임없이 제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