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BK21 사업 성공하려면 .. 남종현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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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현
"BK (Brain Korea ;브레인 코리아) 21"사업에 대해 살펴보자. 정부는 21세기를 맞아 지식기반사회( knowledge-based society )를 굳히고
고급인력을 키우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바 있다.
대학원중심 교육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작년 여름 자연과학분야에 대한 대규모 지원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말에는 인문사회분야에 대해서도 앞으로 7년간 연간 1백억원씩을 지원키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과연 국가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사회적 손익면에서 따져보자.
이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현재 한국의 대학원 교육과 연구활동에 대한 정부지원은 선진국은
물론 경제발전 수준이 비슷한 다른 개도국에 비해서도 매우 미흡한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약간의 지원도 높은 한계생산성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선진국에서는 물론 많은 개도국에서조차 대학원생들은 연구조교, 강의조교,
그리고 기타 장학금제도를 통해서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보조를 받으면서
공부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거의 "향토장학금"에 의존했다.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는 학생들이 국내대학을 꺼리고 우수한 외국대학을
선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교수들도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그것이 더 유리한 길이라 생각해
해외유학을 적극 장려해 온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한국의 많은 교수들을 포함한 고급인력의 상당부분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길러졌다.
그렇다면 선진국에서는 왜 장학금을 줘가면서 외국학생들까지 유치해 고급
인력으로 키우고 있는 것일까.
대학원 교육은 우수한 교수도 필요하지만 우수한 학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치열한 경쟁도 가능해지고 생산성도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국에서 길러진 우수인력은 외국인이라도 쉽게 유치, 활용할 수 있다.
설사 본국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유형 무형의 생산적 유대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BK 21" 프로그램의 방향은 일단 옳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목적을 제대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우선 대학원 교육은 고비용 사업이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업이므로
규모와 수준면에서 처음부터 외국 유수 대학 정도의 교육이 가능할 때 시도
해야 한다.
아니면 그 시도를 유예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미흡한 수준의 대학원 교육을 시도하는 것은 자칫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사회적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정책도 바로 이 점에 유인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대학들도 각기 처해 있는 비교우위에 따라 학부 또는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문화를 시도하고, 또 대학원내에서도 각기 비교우위의 전문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그리고 국제적 수준의 대학원 교육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인력과
학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들의 국제적 교류를 방해하는 모든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장벽을 없애야 한다.
학문에도 자유무역정신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어제 오늘 변함없이 미국의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유능한 인재라면 국적
인종을 가리지 않고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실리콘밸리는 물론 지속적인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한국 일본 등은 아직도 국내 대학간의 장벽도 허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면에서도 고도의 전문인력을 선호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흔히 한국에서는 만물박사( generalist )는 많은데 정작 필요한 전문가
( specialist )가 부족하다고 한다.
또 외국에서 잘 훈련된 전문가가 귀국하더라도 몇년 안돼 쉽게 전문성을
잃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가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직 사회적으로 잘 발달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가장 큰 임용기관이라 볼 수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는
아직도 잘 교육된 전문가를 임용하기보다 주로 학부학생들을 상대로 고시
또는 공채시험을 통해 입도선매하듯이 사람을 뽑고 있다.
이로 인한 대학교육의 폐해는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한국사회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그것이 "BK 21"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
"BK (Brain Korea ;브레인 코리아) 21"사업에 대해 살펴보자. 정부는 21세기를 맞아 지식기반사회( knowledge-based society )를 굳히고
고급인력을 키우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바 있다.
대학원중심 교육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작년 여름 자연과학분야에 대한 대규모 지원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말에는 인문사회분야에 대해서도 앞으로 7년간 연간 1백억원씩을 지원키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과연 국가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사회적 손익면에서 따져보자.
이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현재 한국의 대학원 교육과 연구활동에 대한 정부지원은 선진국은
물론 경제발전 수준이 비슷한 다른 개도국에 비해서도 매우 미흡한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약간의 지원도 높은 한계생산성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선진국에서는 물론 많은 개도국에서조차 대학원생들은 연구조교, 강의조교,
그리고 기타 장학금제도를 통해서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보조를 받으면서
공부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거의 "향토장학금"에 의존했다.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는 학생들이 국내대학을 꺼리고 우수한 외국대학을
선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교수들도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그것이 더 유리한 길이라 생각해
해외유학을 적극 장려해 온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한국의 많은 교수들을 포함한 고급인력의 상당부분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길러졌다.
그렇다면 선진국에서는 왜 장학금을 줘가면서 외국학생들까지 유치해 고급
인력으로 키우고 있는 것일까.
대학원 교육은 우수한 교수도 필요하지만 우수한 학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치열한 경쟁도 가능해지고 생산성도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국에서 길러진 우수인력은 외국인이라도 쉽게 유치, 활용할 수 있다.
설사 본국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유형 무형의 생산적 유대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BK 21" 프로그램의 방향은 일단 옳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목적을 제대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우선 대학원 교육은 고비용 사업이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업이므로
규모와 수준면에서 처음부터 외국 유수 대학 정도의 교육이 가능할 때 시도
해야 한다.
아니면 그 시도를 유예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미흡한 수준의 대학원 교육을 시도하는 것은 자칫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사회적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정책도 바로 이 점에 유인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대학들도 각기 처해 있는 비교우위에 따라 학부 또는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문화를 시도하고, 또 대학원내에서도 각기 비교우위의 전문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그리고 국제적 수준의 대학원 교육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인력과
학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들의 국제적 교류를 방해하는 모든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장벽을 없애야 한다.
학문에도 자유무역정신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어제 오늘 변함없이 미국의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유능한 인재라면 국적
인종을 가리지 않고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실리콘밸리는 물론 지속적인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한국 일본 등은 아직도 국내 대학간의 장벽도 허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면에서도 고도의 전문인력을 선호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흔히 한국에서는 만물박사( generalist )는 많은데 정작 필요한 전문가
( specialist )가 부족하다고 한다.
또 외국에서 잘 훈련된 전문가가 귀국하더라도 몇년 안돼 쉽게 전문성을
잃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가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직 사회적으로 잘 발달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가장 큰 임용기관이라 볼 수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는
아직도 잘 교육된 전문가를 임용하기보다 주로 학부학생들을 상대로 고시
또는 공채시험을 통해 입도선매하듯이 사람을 뽑고 있다.
이로 인한 대학교육의 폐해는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한국사회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그것이 "BK 21"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