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터넷 방송 활성화 방안 .. 도준호 <책임연구원>
입력
수정
도준호
지난 5년간 이익단체와 정치권의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새로 제정된
통합방송법을 살펴보자. 새천년 방송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뜻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역동적으로 전개될 방송과 통신의 융합 환경에 새로운 방송법은
걸맞은 것인가.
확신보다는 의문이 앞선다. 앞으로 인터넷 방송처럼 방송과 통신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 새 서비스가
널리 퍼질 것이다.
문자 이미지 영상 등의 콘텐츠를 디지털화 해 인터넷을 통해 즉각 유포할
수 있게 된다.
신문 방송 영화 등 전통적인 매체산업은 콘텐츠 유통구조에 있어서 중대한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새 환경에 걸맞게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인터넷 방송의 개념에 대해 따져보자.
"방송"과 "인터넷 서비스"라는 두 가지 측면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 인터넷 "방송"이라는 용어가 쓰인 것은 인터넷을 통해 기존 방송과 비슷한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은 엄밀한 의미에서 방송으로 분류하기보다는 인터넷
발전과 더불어 등장한 새로운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
방송이 폭넓은 (broad) 대중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반면에
인터넷 방송은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제한된 (narrow)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 제공양식에서도 전통적 방송은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전송
(casting) 하는데 비해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 사용자가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 중에서 적극적으로 해당 방송국 사이트에 찾아들어가 콘텐츠를
소비하게 (pulling) 된다.
이처럼 인터넷 방송은 비록 "방송"이라는 용어와 함께 표현되지만 그
속성은 전통적인 방송의 그 것과는 뚜렷이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방송을 규제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인터넷
방송에 적용하기 어렵다.
첫째, 주파수의 희소성 문제이다.
전통적으로 방송을 규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파 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방송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자의 수가 제한됐다.
한정된 전파자원을 공중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택하기 위한 각종 허가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의 경우 콘텐츠 전달에 컴퓨터 네트워크를 사용하므로
전파자원의 희소성과 관계가 없다.
둘째, 방송을 통한 다원성의 확보에 있다.
방송 사업자의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와 의견 전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방송 정책이 추구하는 당위 목적 중의 하나였다.
인터넷 방송의 특징은 공중파 방송 환경에서 방영되기 힘든 소수 취향의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수의 인터넷 방송이 출현하면 더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유통될
것이다.
이럴 경우 다원성 확보를 위한 방송국 소유 제한 등의 규제는 인터넷
방송에서는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셋째, 내용규제에 관한 것이다.
공중에 대한 방송의 영향력이 지대하므로 전통적 방송환경에서는 선정적.
폭력적인 방송 내용에 관한 규제가 따른다.
인터넷 방송을 인터넷 비즈니스의 한 서비스 유형으로 보았을 때 성인물과
폭력물에 대한 서비스 규제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의 불건전 정보를 규제하는
선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유통되는 콘텐츠를 기존 방송의 틀에 의해서
규제한다면 내용면에서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렵다.
인터넷 방송의 성장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인터넷 방송 사업
자체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의 정비에 있다.
현재 동영상을 이용한 인터넷 방송 발전의 가장 큰 장애는 저속의 인터넷
전송망에 있다.
ADSL이나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보급이
확대되면 현재 인터넷 방송 서비스가 겪고 있는 전송의 지연이나 불안정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더욱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전통적 방송의 개념으로 파악하면 불필요한 규제 이슈가
제기된다.
이는 인터넷 방송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을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의 일종으로 보는 관점은
규제보다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 중점을 두게 된다.
인터넷 방송을 인터넷 비즈니스의 한 형태로 파악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피하는 것이 인터넷 방송 활성화에 기본 요건이 될 것이다.
-----------------------------------------------------------------------
필자 약력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매스미디어학 박사
미시간주립대 초빙 조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
지난 5년간 이익단체와 정치권의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새로 제정된
통합방송법을 살펴보자. 새천년 방송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뜻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역동적으로 전개될 방송과 통신의 융합 환경에 새로운 방송법은
걸맞은 것인가.
확신보다는 의문이 앞선다. 앞으로 인터넷 방송처럼 방송과 통신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 새 서비스가
널리 퍼질 것이다.
문자 이미지 영상 등의 콘텐츠를 디지털화 해 인터넷을 통해 즉각 유포할
수 있게 된다.
신문 방송 영화 등 전통적인 매체산업은 콘텐츠 유통구조에 있어서 중대한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새 환경에 걸맞게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인터넷 방송의 개념에 대해 따져보자.
"방송"과 "인터넷 서비스"라는 두 가지 측면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 인터넷 "방송"이라는 용어가 쓰인 것은 인터넷을 통해 기존 방송과 비슷한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은 엄밀한 의미에서 방송으로 분류하기보다는 인터넷
발전과 더불어 등장한 새로운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
방송이 폭넓은 (broad) 대중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반면에
인터넷 방송은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제한된 (narrow)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 제공양식에서도 전통적 방송은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전송
(casting) 하는데 비해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 사용자가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 중에서 적극적으로 해당 방송국 사이트에 찾아들어가 콘텐츠를
소비하게 (pulling) 된다.
이처럼 인터넷 방송은 비록 "방송"이라는 용어와 함께 표현되지만 그
속성은 전통적인 방송의 그 것과는 뚜렷이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방송을 규제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인터넷
방송에 적용하기 어렵다.
첫째, 주파수의 희소성 문제이다.
전통적으로 방송을 규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파 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방송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자의 수가 제한됐다.
한정된 전파자원을 공중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택하기 위한 각종 허가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의 경우 콘텐츠 전달에 컴퓨터 네트워크를 사용하므로
전파자원의 희소성과 관계가 없다.
둘째, 방송을 통한 다원성의 확보에 있다.
방송 사업자의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와 의견 전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방송 정책이 추구하는 당위 목적 중의 하나였다.
인터넷 방송의 특징은 공중파 방송 환경에서 방영되기 힘든 소수 취향의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수의 인터넷 방송이 출현하면 더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유통될
것이다.
이럴 경우 다원성 확보를 위한 방송국 소유 제한 등의 규제는 인터넷
방송에서는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셋째, 내용규제에 관한 것이다.
공중에 대한 방송의 영향력이 지대하므로 전통적 방송환경에서는 선정적.
폭력적인 방송 내용에 관한 규제가 따른다.
인터넷 방송을 인터넷 비즈니스의 한 서비스 유형으로 보았을 때 성인물과
폭력물에 대한 서비스 규제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의 불건전 정보를 규제하는
선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유통되는 콘텐츠를 기존 방송의 틀에 의해서
규제한다면 내용면에서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렵다.
인터넷 방송의 성장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인터넷 방송 사업
자체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의 정비에 있다.
현재 동영상을 이용한 인터넷 방송 발전의 가장 큰 장애는 저속의 인터넷
전송망에 있다.
ADSL이나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보급이
확대되면 현재 인터넷 방송 서비스가 겪고 있는 전송의 지연이나 불안정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더욱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전통적 방송의 개념으로 파악하면 불필요한 규제 이슈가
제기된다.
이는 인터넷 방송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을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의 일종으로 보는 관점은
규제보다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 중점을 두게 된다.
인터넷 방송을 인터넷 비즈니스의 한 형태로 파악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피하는 것이 인터넷 방송 활성화에 기본 요건이 될 것이다.
-----------------------------------------------------------------------
필자 약력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매스미디어학 박사
미시간주립대 초빙 조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