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네티즌 : (파이어니어) 구광효 <드림인테크 실장>

드림인테크(대표 정경석.www.intech.co.kr) 커뮤니티개발실 구광효(28)
실장은 올들어 집에 들어간 날이 거의 없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회사와 신림동 집은 지하철 2호선으로 연결돼 비교적
교통편이 좋은데도 도무지 집에 돌아가 쉴 만한 짬이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구 실장이 지난 한달간 밤낮없이 매달린 일은 드림인테크가 야심작으로
준비중인 "커뮤니티 웹서버".

인터넷 사용자들이 커뮤니티를 구성, 정보를 교환하는 등 그룹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웹메일 자료실 주소록 북마크 일정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드림인테크는 지난해 5월 내놓은 웹메일시스템 "이지메일"에 이어 두번째
승부수로 커뮤니티 웹서버를 개발키로 하고 제품 출시시기를 이달초로
잡았다.

이지메일 개발에서 쌓아 놓은 노하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4명의 연구인력이
한달만에 신제품을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책임진 구 실장의
어깨는 무겁기만 했다.

"벤처기업들은 "시간"과 싸우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시장선점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제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죠" 라면으로 출출한 배를 달래가며 밤샘작업을 하고 DDR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노력한 결과 정경석 사장과 약속한 날짜를 겨우 맞췄다.

하지만 커뮤니티 웹서버가 6개 국가에 수출을 목표로 기획된 제품이라서
외국어 적용을 위한 마무리작업이 남아 있다.

이와 동시에 오는 6월까지 세번째 작품인 "비즈니스 메일"을 선보이기 위한
연구작업도 시작해야 한다. 비즈니스 메일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모인 사람들의 자료를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상품성"을 갖도록 해주는 제품이다.

"연구 또 연구"인 셈이다.

때문에 구 실장의 신림동 집은 당분간 빈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씨름해야 하는 이 일을 계속하는 건 단지
컴퓨터가 좋아서다.

그렇다고 같은 또래의 컴퓨터 전문가들처럼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접한 건
아니다.

그는 늦깎이 프로그래머다.

1992년 경상대 한문학과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그는
컴퓨터와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군 제대후 돌아온 학교엔 엄청난 변화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에 처음 접속했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전세계 어느 곳과도
닿을 수 있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푹 빠져들기 시작한 구 실장에게 당시 한문학과 장원철
교수가 학과 홈페이지를 만들어보라는 제안을 했다.

컴퓨터 서적을 뒤지고 인터넷을 샅샅이 검색해가며 5개월만에 그럴싸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때부터 주위에선 그를 "컴퓨터도사"로 부르기 시작했다.

"대학시절을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건 인터넷이 되고 컴퓨터를 실컷 쓸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녔던 것 뿐입니다. 당시엔 눈만뜨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을 헤집고 다닐 수만 있었으면 하고 바랐었죠"

그러던 중 경상대 컴퓨터과학과(91학번)에 다니던 정경석 사장을 만나게
됐고 1997년 함께 창업했다.

"우리들만의 제품을 만들어서 전세계에 수출하자"는 게 이들의 꿈이었다.

"성공 벤처를 위해선 목숨을 거는 정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시간 체력 노력을 다 털어넣고 결과를 기다릴 작정입니다"

(02)508-3114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