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리인상 '도미노현상'] '배경/의미'

올해 세계 각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
지면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럴당 30달러 가까이로 치솟은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세도 전세계적 인플레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따라 각국 정부는 금리인상을 통해 경제정책 방향을 "성장"에서 "안정"
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의 금리인상 러시로 국제기준금리로 쓰이는 리보금리 3개월물의 경우
현재 연 6.1%대에서 연말에는 7%대로 1%포인트 이상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미국의 30년물 장기국채 유통수익률(금리)도 현재 연 6.29%에서 7% 내외로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제금리 상승은 당장 회복단계에 들어선 세계경제에 복병으로 등장하게
됐다.

올해 3.5%(IMF 전망치)선으로 예상돼온 성장률이 상당폭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제자금이 일본이나 유럽에서 미국으로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비교적 안정적 투자처인 미국 채권시장으로 국제자금이
이동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작년 6월이후 이미 네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2일 은행간 콜금리인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25%포인트
올린 FRB는 앞으로도 2~3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공산이 크다.

월가에서는 FRB가 연방기금금리를 6%대 중반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에 FRB가 세차례 금리를 올렸음에도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생산성 신장 덕분에 당장 인플레가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인플레
예방차원에서 FRB가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로랜드 =작년에 한차례 금리를 인상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은 3일(현지
시간) 열린 정책집행이사회에서 인플레를 방지하기 위해 유로권 11개국의
주요금리를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유럽 11개국으로 구성된 유로랜드의 통화정책을 직접 관장하는 ECB는 이날
또 초단기 수신금리(Deposit rate)와 초단기 여신금리(Marginal lending
rate)도 각각 2.25%와 4.25%로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영국 =작년에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던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 1월13일 금리를 연 5.75%로 0.25%포인트 추가인상했다.

영국경제가 7년6개월동안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는등 활황세를 타고 있어
경기과열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 중앙은행은 오는 9~10일 열리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었던 각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성장주도 정책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로금리"라는 초저금리 정책을 펴온 일본이 하반기중 금리인상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로금리 정책이 경기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데다 대외 금리차가 너무
커져 국제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뉴질랜드 등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다.

9년째 경기확장을 지속하고 있는 호주의 중앙은행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5.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4.4분기에 4.5%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소비자물가도 1.8%나 올랐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