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마당] (벤처 이야기) 해외파 '인적 네트워킹'의 부재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약관의 나이에 국비 유학생 신분으로 도미한
젊은이.

유학 초기의 어려움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마늘과 레몬을 갈아마셨다는
사람.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9학번.

야후의 제리 양에 이어 스탠포드대가 낳은 또 한사람의 인터넷 드리머.

와이즈넛의 윤여걸 사장이다. 마이클 양과 함께 마이사이먼닷컴 창업의 주역이다.

지난달 마이사이먼이 나스닥 상장기업인 C넷에 7억달러에 매각됨으로써
윤 사장은 30세의 나이에 일약 7백억원대의 자산가로 부상했다.

그는 마이사이먼의 인터넷 가격비교 검색엔진을 개발한 후 지분만 남긴 채
지난해 8월 실리콘밸리에 와이즈넛이란 새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후배 5명과 함께.

와이즈넛은 이달 사이트를 개설했다.

인터넷 사업분야 중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되는 검색엔진 분야에서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 현재 자동 인덱스, 자동 갱신이 가능한 차세대 검색엔진을 개발중이다.

사이트 개설 전 단계에서 동원창투 LG창투 현대기술투자 등에서 1백만달러의
벤처자금을 유치했다.

마이사이먼의 매각으로 와이즈넛의 대성공이 예상되고 있다.

윤 사장은 "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제리 양이 만든 야후가 뜨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한다.

최근 윤 사장과 같이 미국 명문대 출신의 한국인 혹은 재미교포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불과 1~3년전에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어 단기간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는 콘래드 윤(30) 폴 강(40)씨 등이 벤처산업계에서
부상하는 인물이다.

윤 사장은 일본 도쿄에서 인터넷 무료접속서비스 회사 라이브도어닷컴으로,
강 사장은 뉴욕과 서울에 각각 인터넷 인큐베이팅 및 인수합병 회사를 세워
맹활약하고 있다.

UC버클리대 출신으로는 마이클 양, 클리포드 리 캠퍼스니드닷컴 사장,
마이클 김 이스탑 사장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후배들이다.

캠퍼스니드닷컴(CampusNeed.com)은 미국내 2백여개 주요 대학을 연결,
사이버 상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생산업자와 제휴해 최저가에 직판매하는 점에서 차별화돼 있다.

현재 국내 벤처업계에는 인적 네트워킹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해외파 벤처인들은 상호 연결고리를 못 찾고 있다.

스탠포드 출신들은 그나마 가끔 뭉치지만 하버드대나 버클리대 출신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

사업도 사업이지만 이들은 "인간적 만남"을 그리워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