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코너] 나스닥 지수 거품인가

최근 나스닥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만큼 칼날위를 걸어가는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도 없을 듯하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주가에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만큼 거품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 나라의 주가가 어느 수준일 때 거품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있을 수 없다.

거품은 사후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주가가 실제로 거품으로 나타난다면 위험하고 사전에 거품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유다.

현재 전세계인들의 관심은 나스닥 주가의 거품여부에 쏠려있다.

만약 나스닥 주가가 거품이라면 최근의 국제금융시장처럼 동조화 추세가
보편적인 시대에 있어서는 여타 국가에서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자연스럽게 거품얘기가 나왔고
정책도 거품해소 차원에서 추진됐다.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주가결정에 심리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조지 소로스와 같은 사람은 거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반면 경제실적을 중시하는 그린스펀과 같은 사람은 거품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어느 쪽 손을 들어줘야 할까.

주가결정의 근원인 성장동인부터 살펴보자.

현재 미국경제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장하에 저물가라는 신경제 국면이 연출되고 있다.

그만큼 주가가 물가나 금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주가결정에 있어서도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적인 요인이 중시되고 있다.

설령 주가가 거품이라 하더라도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시차가 줄어들어 빠른
시일내에 "부의 효과"에 의해 경제실적이 뒤따라 온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N"세대로 바뀌고 있다.

이 세대의 특징은 미래를 보는 시각이 낙관적이다.

고수익-고위험을 즐기면서 자기보호적인 속성이 강하다.

그 결과 신금융상품 개발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주식수요를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선순환 고리가 유지되는 한 거품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앞으로 이런 고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가지 못한다면 주가는 폭락하고
그때가서 거품여부도 판명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가가 거품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할 사람은 시장참여자들 자신이다.

최근에 나스닥 시장이나 코스닥 시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시장참여자들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