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약 '유통왜곡' 부작용 우려 .. 비아그라등 암거래 성행

외국에서 도입된 우수 신약의 유통과 관리체계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입약에 대한 합리적 운영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암거래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상적 경로로 구입한 약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늘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을 안은채 약을 먹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경로를 투명하게 하고 관리체계를 명확히
설정, 일반인들이 약에 올바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두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유통왜곡 현상과 대책을 살펴본다.

비아그라 =작년 10월 중순 시판 이후 연말까지 모두 57억원어치가
출하됐다.

이중 8억원 어치는 약국에서 반품됐다. 의사처방을 받아야 약국판매가 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에 일반인이 약국을
거의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1월 한달 동안 5억원어치가 팔렸을 뿐이라며 당초 연간
매출목표인 1백억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화이자측은 이에 대해 무엇보다 까다로운 구입규정과 수입상가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블랙마켓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검찰에 따르면 가짜 및 밀수품 비아그라 시장 규모는 대략 1백20억~2백억원
대.

화이자측은 특히 이 가운데 80%는 가짜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가격 왜곡도 심각하다.

정품의 경우 25mg 짜리가 1만원, 50mg 짜리가 1만2천원선이나 밀수품은
대부분 1백mg 짜리로서 1만8천원에서 2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밀수품이 선호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백mg은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주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1백mg 정도는 먹어야 약효가 듣는 환자도 적지않다고
말한다.

결국 비아그라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블랙마켓이 성행하고 정작 필요한
사람은 약을 구입하기가 어렵다는게 화이자측의 주장이다.

프로스카 =한국MSD가 지난 94년 내놓은 이 약은 전립선치료제이자
발모제.

그러나 국내에서는 전립선치료제로만 허가돼 있고 발모제로는 판매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이 회사는 발모효과를 입증하는 국내임상시험을 재차 실시하라는
규정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임상시험을 거부해왔다.

한마디로 판로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비뇨기과나 피부과에서는 이약을 발모제로 처방하고 있다.

의료법은 모든 약은 적응증(용도)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아도 의사가
책임진다면 재량껏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소문을 듣고 약국에서 직접 구입해먹는 탈모환자도 많다.

현재 소비자들은 프로스카 5mg 짜리를 사다가 발모효과를 나타내는 1mg으로
5등분해서 임의복용하고 있다.

이약이 유명해지기전에는 비아그라처럼 암시장이 형성되기도 했었다.

프로스카의 지난해 매출은 60억원 정도.

이중 30%가량이 발모제로 팔려나간 것으로 의사들은 추산하고 있다.

제약사와 보건당국의 힘겨루기로 정상시장과 암묵적 시장이 이분화된
상황에서 환자들은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갖지 못한채 계속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