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코스닥 대세-거품론 '팽팽'

거래소시장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4.44%나 폭락했으나 코스닥주가는 1.77% 상승했다. "이러다가 거래소시장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코스닥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에선 코스닥시장의 거품론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양시장의 차별화 배경과 향후
주가전망을 들어봤다.

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 =거래소시장은 과매도 상태고 코스닥시장은
과매수상태다.

이날 거래소 주가가 폭락한 것은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손절매(Loss-Cut)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진 영향도 있다. 투신사 수익증권의 경우 코스닥주가가 급등세를 타나보니 울며겨자 먹기
식으로 종목을 편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시장간의 차별화는 다소 비정상적이다.

이날 거래소시장이 종목 구별없이 거의 무차별적으로 급락했지만 조만간
올해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이 선별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다. 850~1,050의 박스권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시장은 기업내재가치등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해 오르는 장세가
아니다.

최근 나스닥의 강세를 등에 업고 수급에 의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여건이 뒤틀릴 경우 조정이 우려된다.

종금사, 신용금고가 최근 코스닥종목을 집중 순매도하고 있는 데 이중
대주주 물량이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남철 마이에셋자산운용 본부장 =미국 다우주가와 나스닥주가가 단기고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거래소나 코스닥주가는 2월말까지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

코스닥시장과 거래소시장의 극심한 차별화는 지나치다.

코스닥종목의 성장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성장에 따른 미래이익이 너무 앞당겨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전체 종목의 매출액은 25조원, 순이익은 2조원인데 반해
싯가총액은 1백조에 육박한다.

하지만 거래소시장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백조원, 순이익은 16조원이며
싯가총액은 3백30조다.

매출액을 성장의 기준으로 본다면 분명 코스닥의 싯가총액이 과도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4조원에 달하지만 싯가총액은 43조에 불과하다.

미국과 비교해 보아도 코스닥은 고평가돼 있고 거래소시장은 형편없이
저평가 돼 있다.

나스닥종목 전체의 매출액대비 싯가총액은 5.3배다.

그런데 코스닥종목은 7.9배로 훨씬 높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전략팀장 =정보통신, 인터넷관련주의 상승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국내 관련종목들은 한창 성장하고 있는 단계다.

성숙단계인 미국의 관련주와도 차별화된다.

이런 영향으로 코스닥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나 외국인도 한정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자니 규모가
성장하고 주가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코스닥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일시적으로 900선이 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코스닥시장과 지나치게 가격차가 벌어지면 우량주 위주로 저점
매수세가 일 것이다.

코스닥종목도 외국인의 선호주와 비선호주간에 차별화가 일어 상승세에서
탈락하는 종목이 속출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