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합작 인형극 '삼국지' 첫 선

중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제작한 대형 인형극이 제작 10년만에 국내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오는 25~27일 호암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삼국지"는 중.일 두 나라의
인형극 기술과 전통이 접목된 대형 목각 인형극이다. 일본의 그림자인형극 전문극단인 "가게보우시"가 제작한 80여개의 정교한
목각인형을 중국의 성도인형예술극단의 인형기술자들이 조작, 위.촉.오
삼국의 쟁탈전을 박진감 넘치게 그린다.

이 작품은 지난 88년 중일평화우호조약체결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양국의
인형극 극단이 공동으로 추진한 문화산업의 일환이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비롯 유럽 북미 등지로 해외순회를 마쳤다. 한국은 "월드투어 2000"의 마지막 행선지다.

1990년 동경 초연이후 일본내에서만 1백20만명의 관객을 끌었으며 유럽과
북미등지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새까맣게 분장한 인형기술자들이 120cm크기의 목각인형
뒤에 숨어서 펼치는 독특한 연출과 아시아 두 나라의 전통문화를 한데 경험
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았다. 극은 촉나라의 유비가 "삼고초려"를 통해 제갈공명을 맞이하고 삼국통일의
꿈을 키워가는 1막과 위나라의 조조와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는 "적벽대전"
이 펼쳐지는 2막으로 이뤄졌다.

제갈공명이 화공으로 함선을 한데 엮어놓은 조조의 "연환계"를 깨뜨리는
전투장면을 화려한 복장의 목각인형들이 무대에 재현해내는 2막이 극의
하이라이트.

일본 인형미술의 최고봉이자 삼국지의 인형을 제작한 가와모토 기하치로는
"영웅호걸들의 지혜 용기 인내 등이 담긴 인형극 삼국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용될 수 있는 인류보편의 정서가 스며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APPN(아시아태평양 아동청소년 공연예술프로듀서
네트워크)코리아가 국내 인형극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행사다.

APPN은 지난 98년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등 11개 아시아태평양
연안국가의 인형극 및 아동극 연출가들이 중심이 돼 조직한 단체다.

(02)745-5127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