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2부 : (9) (인터뷰) 김영배 <교수>

"이미 기술력이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정확한 정책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마인드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김영배(44) 테크노 MBA 책임교수
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테크노 경영은 이제 필수사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최근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자들이 인터넷 관련
기술에 대한 안목을 갖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기업경영은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기술은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현실화될 때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엔지니어들도 경영 마인드를 갖고 회사의 정책방향과 마케팅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크노 경영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아직 모자란 편인데 테크노 경영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IT(정보기술) 첨단기술 생산기술 등 기술 부문과 일반적인 경영기법을
접목하는 것이다.

가령 한 기업의 경영자가 자사의 기술력과 기술개발 방향을 먼저 염두에
두고 마케팅 파이낸싱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면 그것이 테크노 경영이다"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도 테크노 경영이 아직 활발치 않은
이유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외국에서 검증된 기술을 가져와 제품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최고경영자가 굳이 기술에 대해 따로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금융 회계 마케팅 등이 기업 이익을 내는 데 훨씬 중요하게 작용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이제 경영환경이 변했다.

기술이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가 됐다"

-현재 국내 테크노 경영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걸음마 단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집약형 기업을 중심으로 테크노 경영이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다.

기술배경을 가진 최고경영자가 등장하는가 하면 CTO(최고기술경영자)도
최근 생겨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을 꼽을 수 있다"

-테크노 경영은 기업들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볼 때 더욱 정확한 정책판단을 내릴 수 있다.

사업 성공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엔 기술 금융 마케팅 등 기업내 각 부문별 기능이 서로 결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령 기술개발때 마케팅 전략도 함께 포함돼야 한다.

테크노 경영을 통해 이같은 기업내 기능별 조직을 적절히 접목시킬 수 있다"

-테크노 경영을 빨리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은.

"기업 최고경영자의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을 중심으로 한 경영을 펼칠 때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경영성과가
난다는 인식과 기술집약형 사업을 펼치겠다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필요한 기술인력도 충원되고 기술 확보를 위한 여러 조치도 바로
취해질 수 있다"

-테크노 경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기업이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때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
하다.

또 국가차원에서 R&D(연구개발)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기업들이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지 않더라도 연구소나 대학에서 기술을
가져다 제품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가령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의 이동전화 상용화 기술개발로 얼마나
많은 국내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