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복어풍년 .. 어선마다 '희색'

"바다속 황금을 낚아라"

황금 어종인 복어 잡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일본측 EEZ(배타적 경제수역)내에서 지난해 복어 조업실적이 전혀 없었던
우리측 어선들이 올해초 중.일 잠정조치 수역 인근에서 복어 어장을 발견한
것.

이에따라 바다에 나선 복어 채낚기 어선 47척의 선주와 선원들은 기쁨에
겨워 밤잠을 잊고 있다.

이들 어선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이 해역에서 잡은 복어는
모두 7백28톤. 최고급 어종인 참복과 독이 없어 국거리로 쓰이는 은복(학명은 밀복)이
주로 잡히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복어를 주로 위탁판매하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서의 경락시세
가 kg당 10만원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복어 잡이에 나선 배들은 한 척당
15억원 이상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기잡이 배가 한달간 1억원 어치의 물고기만
잡아도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복어잡이는 노다지를
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반면 한.일간 협상에 따라 복어잡이가 허가된 1백23척중 이번에 고기잡이에
나서지 못한 76척의 선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

양국간 협상 조건에 따라 상대방 국가 EEZ내에서 입어 허가척수를 동시에
최고 47척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때문이다.

조업 시기도 겨울철인 12월부터 이듬해 4월말까지 5개월간 한정해놓아
나머지 배들은 "노다지"를 캘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어쨋든 때아닌 복어 풍년을 만난 남해안 채낚기 어선들이 오는 4월말까지
얼마나 많은 양을 잡아올릴 지 관심거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