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고비용 관광구조 뜯어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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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의 여행수지가 27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이 미국을 제외한 세계 1백대 도시 가운데 하루 체재비가 12번째로 많이
드는 도시이고, 특히 음식값은 세계 1위라는 조사내용이 보도됐다.
미국 관광전문 잡지의 기사로 우리 여행수지가 적자를 보이는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해준다. 관광산업의 부가가치율(54.5%)은 전 산업의 평균치(44.7%)를 웃돌며 외화
가득률도 83%로 반도체의 2.5배, TV의 1.4배나 된다.
1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 21인치 TV 9대나 16메가D램 7백30개를 수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취업인구의 10%인 2백9만명이 종사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고용효과도
크다. 세계적으로 국제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특히 중국의 경우 우리가
흡인할 수 있는 6천만명의 관광 잠재인구를 지니고 있다.
정부도 수년 전부터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때마다 큼직한 진흥책을
내놓았음에도 아직껏 눈에 띌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막히는 길 때문에 짜증나고,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은 우리도
신물이 날 정도다. 제주도와 설악산의 관광기념품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은지 신기할 지경이고,
바가지 요금이나 불친절 등 소프트웨어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여전히 "볼 것도, 먹을 것도, 살 것도 없는 상태"에 머물러있다.
지난 2년간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외환위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것이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늘기 시작하면 적자기조가 만성화
되기 십상이다.
반면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인프라를 갖추며 매력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일들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고민이다.
여행수지가 적자를 면하려면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를 개발하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더 시급한 것은 관광산업의 고비용.무서비스 구조를 대폭
뜯어고치는 일이다.
1박2일의 제주도 여행비용으로 4박5일의 동남아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말해주는 생생한 지표다.
관광객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손님을 친절히 대하는 풍습도
되살려야 한다.
도로표지판을 정비하거나 택시를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일은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절실하기 짝이 없다.
우리가 불편하면 외국인은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내국인 관광객을 해외로 내모는 여건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쳐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들이 "가보고 싶은 한국"을 만들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
서울이 미국을 제외한 세계 1백대 도시 가운데 하루 체재비가 12번째로 많이
드는 도시이고, 특히 음식값은 세계 1위라는 조사내용이 보도됐다.
미국 관광전문 잡지의 기사로 우리 여행수지가 적자를 보이는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해준다. 관광산업의 부가가치율(54.5%)은 전 산업의 평균치(44.7%)를 웃돌며 외화
가득률도 83%로 반도체의 2.5배, TV의 1.4배나 된다.
1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 21인치 TV 9대나 16메가D램 7백30개를 수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취업인구의 10%인 2백9만명이 종사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고용효과도
크다. 세계적으로 국제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특히 중국의 경우 우리가
흡인할 수 있는 6천만명의 관광 잠재인구를 지니고 있다.
정부도 수년 전부터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때마다 큼직한 진흥책을
내놓았음에도 아직껏 눈에 띌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막히는 길 때문에 짜증나고,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은 우리도
신물이 날 정도다. 제주도와 설악산의 관광기념품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은지 신기할 지경이고,
바가지 요금이나 불친절 등 소프트웨어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여전히 "볼 것도, 먹을 것도, 살 것도 없는 상태"에 머물러있다.
지난 2년간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외환위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것이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늘기 시작하면 적자기조가 만성화
되기 십상이다.
반면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인프라를 갖추며 매력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일들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고민이다.
여행수지가 적자를 면하려면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를 개발하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더 시급한 것은 관광산업의 고비용.무서비스 구조를 대폭
뜯어고치는 일이다.
1박2일의 제주도 여행비용으로 4박5일의 동남아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말해주는 생생한 지표다.
관광객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갖도록 손님을 친절히 대하는 풍습도
되살려야 한다.
도로표지판을 정비하거나 택시를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일은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절실하기 짝이 없다.
우리가 불편하면 외국인은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내국인 관광객을 해외로 내모는 여건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쳐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들이 "가보고 싶은 한국"을 만들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