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루이9단-조2단 피말리는 혈전

"철옹성" 루이 나이웨이(37)9단과 "소녀기사"조혜연(15)2단이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두 기사는 18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회 흥창배세계여자
바둑선수권대회 결승3국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앙에서 치열
하게 맞섰다. 한국경제신문사와 바둑TV가 공동 주최하고 흥창이 후원하는 이날 대국은
새 천년 첫 세계바둑여왕좌의 향방을 가리는 대결이어서 전세계 바둑팬을
눈길을 모았다.

루이9단이 이기면 "여제"를 확인하는 셈이고 조2단이 승리하면 세계여자바둑
계의 "권력이동"을 선언하는 것이다.

결승전에서 1승1패를 나눈 두 기사는 이날 배수진을 치고 결전에 임했다. 루이9단은 우변에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면서 맹공을 취했으며 조2단은
흑세력을 삭감하기 위해 중앙에서 싸움을 걸었다.

*오후4시 현재

.황염3단은 이날 검토실에서 조2단에 대해 "어린 나이"가 최대 강점이라고
표현했다. 황2단은 "여자는 스무살이 넘으면 머리가 복잡해진다"며 "조2단은 부담없이
자신감있게 둔다"고 부러워했다.

또 루이9단은 나이가 많지만 자식이 없어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이번 대국은 루이9단의 경험과 조2단의 패기싸움이라고 평가. .한국기원은 흥창배 결승3번기가 진행되는 동안 두 가지 문의전화가
가장 많았다고 공개했다.

후원사 흥창이 어떤 회사인가 하는 것과 조2단이 우승할 경우 9단으로
승단하느냐가 그것.

흥창은 통신장비생산 및 대체에너지개발업체로 거래소에 상장한 기업.

흥창배 출범이후 일부 프로기사들이 이 회사 주식을 샀다고 한국기원은
설명.

또 조2단의 승단은 규정에 여자대회를 언급하지 않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조2단은 대국을 별로 의식하지 않은 듯, 전날에도 보통때처럼 방학중인
남동생 건희(14)군과 컴퓨터게임을 즐기며 놀았다고 어머니 황연숙씨는
말했다.

반면 루이9단의 남편 장주주9단은 루이가 2차례의 결승 대국을 치르면서
매우 지쳐 식욕이 감퇴하는 등 고충을 겪고 있다고 귀띔했다.

.루이9단은 얼굴표정이 뚜렷한 편이다.

올초 국수전에서 조훈현9단을 이긴 직후 흥분으로 얼굴근육이 가볍게
떨렸다.

이번 대회 1국때 수세에 몰렸을때 침통한 모습이 역력했고 2국때는 일상적인
표정이었다.

이날 대국 중반때까지는 안색에 큰 변화가 없어 위기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사들은 분석.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