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광고면톱] 봄상품시장 늦추위로 '꽁꽁' .. 매출 감소

2월 늦추위가 계속되는 등 "변덕 날씨"로 패션 유통시장이 얼어 붙었다.

대형 패션 쇼핑몰과 백화점들은 2월들어 대거 봄 신상품을 새로 선보이고
판매에 들어갔으나 추위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수요가 크게 위축,
예년에 비해 심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2월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2도로 지난해와 98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도나 낮은 온도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이 가장 심한 곳은 대규모 패션쇼핑몰이 밀집한 지역인
동대문시장이다.

두산타워 1층에서 여성복을 팔고 있는 오현정 씨는 "2월초 이미 시장에
봄상품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며 "그러나 최근 날씨가 풀리지 않아
봄상품이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2월에 비해 봄상품 매출이 30~40%정도는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요즘 동대문 패션상가 매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제품들은 형형색색의
봄옷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봄옷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영
시들하다.

반면 미처 봄상품으로 매장을 채우지 못해 아직 겨울옷을 팔고 있는 일부
"아마추어 상인"들이 밀려드는 손님을 맞느라 매우 바쁜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혜양엘리시움,디자이너클럽 등 도매 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는 동부상권의
경우 "이상추위" 때문에 입는 손해가 더 심각하다.

도매쇼핑몰들은 1월 중순부터 전매장을 봄옷으로 채워넣기 때문이다.

apM 쇼핑몰에서 남성복을 판매하는 김성훈 씨는 "도매시장의 경우 봄상품을
내놓은 시기가 일반 소매상가보다 1~2주 빠르다"며 "지방에서 올라온
소매상들이 봄상품이 아닌 겨울상품을 찾아 이들에게 팔 물건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일부 지방상인들은 2~3주전에 구입해간 봄상품을 반품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추위때문에 이래저래 손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패션매장 역시 매출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패션매장의 경우 최근 10일간 1억2천만원의 매출액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정도 줄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생활용품이나 스포츠용품 매장의 경우 지난해
보다 15~20% 정도 매출이 늘었으나 패션매장만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늦추위로 봄옷이 팔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