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심리적 공황'] '뉴욕증시 대응 어떻게'

세계 증권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나스닥
증시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인터넷 컴퓨터 등 첨단기술주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나스닥시장에 "선두
자리"를 내줘야할 지경에까지 내몰렸다. 첨단기술주 열풍으로 나스닥시장이 부상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장기준
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들조차 이제는 나스닥으로 몰려가고 있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나스닥에서 뉴욕증권거래소로 옮겨 오던 업체를
이젠 찾기 어렵게 됐다.

오히려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신장비업체인 에어로플렉스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으로는 처음
으로 나스닥으로 옮겨갔다.

게다가 미국내 8개 증권거래소간 보호막(규제)들이 최근 잇달아 폐지되면서
시장확보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여타 거래소에 대한 각종 특혜가 완전히 사라져 뉴욕증권거래소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따라 뉴욕증권거래소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우선 전통적인 수거래에서 한걸음 물러나 인터넷을 통한
전자주식거래를 허용할 계획이다.

오는 4월부터 1천주 미만의 주문에 대해 인터넷 직거래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전자거래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신속한 거래 체결과 낮은 수수료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개장시간도 연장한다.

오는 6월부터 거래시간을 늘리고 점차 전일거래시스템을 갖춰갈 예정이다.

전체 상장기업의 15%에 달하는 해외기업의 상장을 더 늘려 나가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다른 증시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나스닥에 비해 최고 10배나 높은 상장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강구중
이다.

이미지 관리에도 열중하고 있다.

기술지향적 거래소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첨단기술업체에 대한 구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들 기술주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나스닥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를 위해 뉴욕증권거래소는 수백만달러를 투입, 오는 4월 실리콘 밸리에
가상거래소인 "NYSE 웨스트"를 개장한다.

여기서 실리콘밸리의 경영자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주총이나 이사회를 열 수
있다.

이러한 기업유치전략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가 "첨단기술주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온 나스닥시장을 딛고 단시일내에 첨단업체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