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입찰 '5파전' 압축] '각사 전략 분석'

대우차 인수전에 뛰어든 5개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세계자동차 시장의
질서재편 과정에서 선점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어 향후 치열한
인수전을 예고하고 있다.

대우차는 부실여부와 상관없이 국제적인 제작 네트워크를 갖춘 매력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아시아시장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고 폴란드 등 동유럽시장의
교두보도 튼튼한 편이다.

또 1백만대이상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어 향후 인수여부에 따라 메이저업체간
판도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인수의향을 밝힌 외국업체들의 전략과 복안을 집중 분석해 본다. GM =대우차 인수를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에 대규모 소형차 생산기지를 구축함으로써 막강한 잠재수요를 갖고
있는 아시아시장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전략이다.

대우가 이미 터를 닦아 놓은 동구시장 진출프리미엄도 챙길수 있다는 계산
이다. 대우자동차를 단순히 GM의 하청기지로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경영진들의
잇따른 발언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GM은 선발주자 답게 정부와 채권단을 적절히 압박하면서 경쟁업체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지난해말 정부측에 제시했던 인수방안보다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
함으로써 채권단의 마음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GM의 단독인수에 따른 국내의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

GM은 이를 국내외에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포드 =당초 GM의 팽창을 견제하는 선에서 대우차에 관심을 보였던 포드는
지난해말을 고비로 인수 강력추진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게다가 현대 등 국내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여의치 않자 단독인수로
선회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우차를 60억달러선에 인수할 수 있다"(웨인 부커 부회장)는 발언을
뜯어보면 단독인수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60억달러라는 가격은 지난해말 GM이 채권단에 일괄인수를 전제로 제시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포드가 대우에 느끼는 매력은 GM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형차를 마쓰다에서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중복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한때 있었지만 지금은 대아시아 전략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피아트 =피아트는 자사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대우차 인수전에 나선 만큼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즉 대우차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움으로써 세계적 인수합병의 열풍속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피아트 인수에 나섰다는 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인수되는 상황은 막아 보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피아트는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하나인 동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우차를 인수함으로써 동구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막판까지 어떤 업체를 인수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일단
대우차 계열 5개사에 모두 오퍼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본격 인수전에 들어가면 크라이슬러는 쌍용차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나와 벤츠엔진을 생산하는 쌍용차 공장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수전이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현대등 국내업체와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