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벤처] 경영교실 : (마케팅 Case Study) '도코모'

[ 도코모, 일본 통신업계의 총아 ]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의 자회사인 NTT이동통신망주식회사는 흔히
도코모(DoCoMo)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1992년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도코모는 현재 일본의 5천만
이동전화가입자 가운데 그 절반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
사업자다.

뿐만 아니라 1998년에 상장회사가 된 이 회사는 그 주가총액이 지난해 말에
이미 모회사인 NTT를 능가했으며 이제 회사의 시장가치에 관한한 세계 5대
회사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화려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바로 도코모의 오보시 고지 회장이다. 1980년대 중반,텔레커뮤니케이션산업의 규제완화를 추진하던 일본정부는
당시 적자를 내고 있던 NTT의 이동통신사업부를 떼어내 독립회사로 만든다.

1992년 오보시씨가 이 회사를 맡게 되자 주변사람들은 모두 그가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본인은 절대로 강등된 것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가 한때나마 회사를 떠나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밤 고객들이 보내온 약 5백통의 편지를 읽고 나서
마음을 바꾼다.

편지의 내용은 대체로 이동통신서비스와 높은 요금에 대한 불평이었으며
오보시씨는 온힘을 기울여 이 회사를 키우기로 굳게 결심한다. 그는 먼저 기술자 중심이며 보수적인 분위기로 가득찬 NTT와는 달리 도코모
를 젊고 발랄한 기운이 넘치는 조직으로 만들고 또 고객중심의 마케팅회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도코모는 매킨지의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컨설팅 팀장인 남바 도모코씨와 오보시 회장은 그 몇 년전부터 서로
아는 사이였으며 도모코씨가 언젠가 그에게 해준 얘기는 오보시 회장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은 앞으로 이동통신사업의 성패는 무선통화가 아니라 인터넷접속같은
부가서비스에 달려 있다는 내용이였다.

어쨌든 도코모가 과감하게 디지털통신망에 투자, 제품개발시간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또 그 힘으로 요금을 대폭 내리는 등 획기적인 고객중심
전략을 쓰자 1993년부터 1997년까지 가입자수는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그래서 벌써 무선스펙트럼의 부족으로 서비스품질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자 도코모는 이제 3G라고 불리는 3세대 셀기술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동단말기나 다른 휴대용 기구를 통해 동영상을 보내고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즉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3G의 개발은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앞서 있다고 한다.

현재 "일본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도쿄남부의 연구단지에서는 도코모,
에릭슨(Ericsson), 노키아, 루슨트 등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에서 온
수천명의 기술자들이 3G 기술의 개발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은 핸드폰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쓸 수 있도록
3G를 세계표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도코모는 이미 3G에 이르는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는 아이모드(i-mode)라고
불리는 서비스를 내놓아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것은 수천 개의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제공하고 그 내용이 아이모드
전화기의 스크린에 뜰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인데 매일 1만5천명이 이 서비스
를 신청하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가입자수가 벌써 약 5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필화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