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톱]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인책론' 급속 확산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하는 비주류 중진의 "제4신당" 창당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회창 총재에 대한 "공천인책론"이 당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은 24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한 뒤 "공천잘못으로
당이 위기에 빠졌으니 총재가 직접 나서 수습해야 한다"며 공천인책론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총재의 퇴진여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이 총재가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날 상도동을 찾은 박관용 부총재도 "이회창 총재의 독주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민주적 당 운영이 없을 경우 결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명환 의원등 ''DR계''도 이날밤 모임을 갖고 관계자 문책 및 이 총재
사과를 요구하는 등 공천인책론이 당내에 확산되고 있다.

한편 신당 추진세력과 한나라당 지도부 양쪽으로부터 "지지 부탁"을 받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도 신당과 관련해 언급이 없었으나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윤환 고문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김 고문이 한나라당
의 중요한 터줏대감인데 당을 떠나느냐"며 섭섭함을 표시한 뒤 "요즘 속이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언급, 이 총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정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가 신당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
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반 DJ전선"을 형성하되 이 총재를 대체할 새로운
주자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YS민주계"도 신당합류파와 잔류파로 갈려 총선을 치른뒤 다시
야권통합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이 총재등 주류측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발족하고 공천과
관련해 인책하지 않을 방침을 거듭 강조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 총재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몇곳의 후보자
교체와 공천파문에 대한 대국민사과로 사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한편 이기택 김윤환 고문이 이날 탈당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공천탈락한
한승수 의원도 춘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탈당과 신당 참여를 선언
했다.

윤방부 연세대교수(서울 노원갑)는 공천을 반납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