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프런티어] 이태영 <하나은행 ALM팀장>

하나은행 이태영(40) ALM팀장.

46조원에 달하는 하나은행 자산을 "내부통제"하는 관리자다.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이란 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관리하는 일.

단순히 얘기하면 은행의 예금(부채)과 대출(자산)의 금리수준을 제시하고
자금운용기간(만기)을 맞추는 역할을 말한다.

국내에는 90년 초반 도입됐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새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다.

이 팀장은 "단기자금이나 고금리예금을 지나치게 유치하다보면 예대마진폭
이 줄거나 자금만기가 맞지 않아 은행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이같은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ALM팀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각 영업부나 지점에서 이같은 지침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체크한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때도 ALM팀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그러다보니 내부에서 항의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영업부서는 자기부서 이익이라는 나무만 보지만 은행의 건전성
이라는 숲을 보지 않으면 또 다시 위기가 올수 있다"는게 이 팀장의 주장
이다.

비록 화려한 역할은 못하지만 은행에서 필수불가결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태영씨는 지난 98년부터 ALM팀장으로 일했다.

첫 성과는 은행의 내부이전가격을 현실화한 일.

본점과 각 지점, 영업부서간 이동 자금에 대해서도 시장가격을 적용한
것이다.

은행내부부터 수익성에 기초해 자금을 운영하자는 취지였다.

지금은 다른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이 팀장은 요즘에는 바쁜 은행일 와중에서도 금융연수원에서 은행원들을
대상으로 "ALM" 분야를 강의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국내 은행의 리스크관리 수준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는 은행자산관리 뿐만아니라 경제환경 전반에 걸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리스크 매니저는 재무관리뿐만이 아니라 여수신업무 등 은행의
전반적인 업무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며 "재무관리분야의 전문가가 목표"
라고 포부를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