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투자가이드 : (주간전망대) '부동산'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의 큰 흐름은 뭘까.

현대 삼성 대림 LG 등 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내놓는 광고를 뜯어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업체들이 내세우는 광고의 키워드는 정보화 아파트다.

컴맹인 입주민이라도 인터넷을 통해 홈쇼핑 원격의료 금융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업체들은 앞세우고 있다.

삼성중공업 건설부문이 맞춤아파트인 쉐르빌을 안내하는 광고를 보면 여성
모델이 컴퓨터 키보드를 누르는 장면만 있다. 대림산업은 인터넷과 미시(Missy)의 합성조어인 넷시(Netssy)란 단어를 강조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광고주제어는 "오늘도 집으로 출근했다"이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아파트임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다. 다른 회사들도 정보화 아파트임을 알리는 광고를 집중 쏟아내고 있다.

업체들의 광고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흔한 아파트조감도 한장 실리지
않는다.

아파트 주변에 숲이 우거지고 강이 보이는 장면이 주류를 이뤘던 지난해
업체들의 광고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환경친화형 아파트에서 정보화 아파트로 분양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추세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정보화 아파트의 개념은 무엇인가.

지난해처럼 새로 짓는 아파트에 초고속 광통신망을 구축하는 단계는
넘어섰다.

이제는 아파트 입주민에게 각종 생활편의시설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
이다.

입주민 인터넷망에 홈쇼핑에 필요한 백화점이나 서점 병원 법률회사 교육
기관 증권회사 구청 등이 연결된다.

아파트 안방에서 클릭만 하면 진료 은행업무 쇼핑 주식거래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업체들이 설명하는 것처럼 아파트에 정보화가 이뤄진다면 그야말로 주거문화
에 대변혁이 나타날 전망이다.

정보화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반드시 높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특정아파트만 정보화 정도가 뛰어나면 희소가치가 있겠지만 앞으로는 모든
아파트에 정보화가 이뤄져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또 아파트 분양에서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은 대략 2년 안팎이다.

2년후의 정보화 수준은 "예측불가능"이다.

업체들의 분양전략에 휩쓸리기보다는 살만한 집인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