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네티즌 : (사이버 우먼) '한국컴퓨웨어 이자영씨'

"어머! 그건 왜 그래요" "그런데 요즘은 어때요"

한국컴퓨웨어 이자영 대리가 회사에서 대화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한국컴퓨웨어는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업체.

이 대리가 맡은 일은 새로 나온 상품의 특징을 파악하고 컨셉트를 잡아
영업부서를 지원하는 마케팅 업무다.

때로는 홍보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돌리기도 하고 광고물을 직접 제작한다. 대대적인 마케팅이 필요할 경우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한다.

기존의 제품에 대해서도 왜 잘 팔리는지, 보완해야 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등을 꼼꼼히 체크해 미국에 있는 본사에 개선점을 건의하는 것도 그녀의
일이다.

이때문에 그녀는 수시로 영업 및 개발부서에 있는 사람들과 이런 대화를
주고받는다. "다양하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신제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핵심 포인트를 짚어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며 그것이
제품 판매로 이어질 때 보람을 느끼죠"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이 대리는 제품 마케팅이 자신의 성격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직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처음부터 IT(정보기술) 업계에서 이런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대학 시절 그녀의 꿈은 홍보실 근무.

당시 잘나가던 모 그룹 홍보실 입사가 그녀의 목표였다.

생물학을 전공했던 그녀는 홍보실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운 것이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

대학 졸업후 무려 1년반동안 준비했으나 정작 그녀가 취직한 곳은 영화사
였다.

그곳에서 2년 정도 디자인 일을 하던 그녀는 우연히 중.대형 컴퓨터를
판매하는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도 그녀가 많이 했던 말이 "왜 그런데요" "그래서요" 등이다.

동료들이 쓰는 전문용어를 알아듣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주 대화를 갖고 IT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니 금세 익숙해졌다.

그래서 웹 구축 프로젝트를 맡아 기획과 디자인을 담당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이 IT 분야에 있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러나 빌 게이츠가 디지털신경망(DNS)을 얘기했듯이
사람의 신경망을 안다면 컴퓨터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제품 마케팅을 하는 데 자신의 대학시절 전공이 적지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꿈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분야의 마케팅 전문가.

국내에서는 한 분야만을 고수해온 전문 마케터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이 분야에 애착을 갖고 있다.

최근 한국컴퓨웨어는 클라이언트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3월에 시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래서 이 대리는 영업팀 지원, 이벤트 기획, 홍보물 인쇄 등 사전 준비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왜요" "그래요! 어떡하죠"를 연발하면서 그녀는 지신의 꿈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